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신당 창당을 공식화함에 따라 여야 모두 향후 총선 판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좀 더 속이 타는 쪽은 여당이다. 전직 대표가 따로 살림을 차릴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기 때문에 지지층 분산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야권이 마냥 웃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가 여전히 정치신인의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거대양당의 기득권 정치를 겨냥하고 나설 경우 더불어민주당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아직은 이 전 대표가 여권 핵심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면서 거취를 저울질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당논의와 관련한 변수는 무궁무진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 라이브 방송에서 "12월 말까지 당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변화가 없으면 저는 새로운 길을 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신당을 하느냐, 마느냐'라는 누리꾼의 질문에 대해 "신당을 하는 것은 12월까지 보겠다고 했다"며 "12월 말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분들이 우세한 게 지금 여당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여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전직 대표의 신당 창당은 정치적으로 타격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조직가동 등 실무적인 준비가 부족한 데다 신당 창당의 명분인 비전도 제시하지 않고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워온 만큼 이 전 대표의 창당에 명분이 없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이 전 대표가 여권 내부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는 것도 '탄압'받는 모습을 통해 명분을 만들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여당의 한 중진은 "창당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 없이 안에서 자꾸 당을 불안하게 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어 눈물을 흘리는 등 이 전 대표가 쇼맨십을 발휘하고 있지만 우리 당이 (그런 모습에) 경거망동하면 바로 저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 전 대표의 신당이 내년 총선에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의 노쇠한 이미지를 불식하며 정권교체에도 도움이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수도권 선거가 불안하기만 한 실정이다.
야권도 여권의 분열 가능성을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가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의 기득권 정치를 싸잡아 비판하며 향후 공천국면에서 낙천한 야당인사들을 영입하며 신당의 몸집을 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전 국회의원을 간판으로 내세운 신당이 여야의 비주류를 품고 총선에 나설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며 "민주당 역시 이재명 대표가 호남에서 맹주의 지위를 확보하지 못 하고 있기 때문에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의 현재 행보가 실제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바른정당의 실패사례가 있었던데다 보수분열로 내년 총선을 완전히 망칠 경우 정치적 재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아직은 이 전 대표가 여권 핵심의 선택(비주류 포용)을 압박하는 분위기"라며 "12월을 디데이로 잡은 이유로 여권 핵심에 고민할 시간을 주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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