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주민들이 악취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 지역 악취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로 유입 인구가 늘면서 악취 민원이 폭증하고 있다. 서구에는 음식물·분뇨·하수 처리장과 염색산업단지 등 악취를 유발할 수 있는 시설이 집중돼 있는데도, 대구시와 서구청은 실효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구 서구청에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접수된 악취 관련 민원은 모두 6천400여 건으로, 지난해 동기(173건)보다 37배 늘어났다. 대구시 온라인 민원 접수 창구인 '두드리소' 홈페이지에도 관련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주민들은 악취로 두통, 어지러움 등 피해를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한 신축 아파트 주민들은 바람이 불면 창문을 열기 어려울 만큼 악취가 심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SNS 단체 채팅방에는 '분뇨 냄새가 심하다' '한두 번도 아니고 정말 스트레스에 못 살 지경이다'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서구에는 염색산단 반경 2㎞ 내 4개 아파트 단지 6천900가구를 비롯해 올해까지 1만2천여 가구가 입주한다. 대규모 인구 유입에 따라 악취 민원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의 집단행동 조짐도 보인다. 오랜 세월 동안 악취에 시달려 온 기존 주민들의 불만이 쌓여 있는 데다, 새 아파트를 마련해 서구로 이사를 한 주민들은 경험하지 못한 악취로 고통받고 있다.
서구청은 2019년부터 대기환경 개선 사업을 시작해 암모니아·황화수소·총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의 주요 물질 농도를 줄였다고 밝혔다. 대구시도 심한 악취로 잦은 민원을 유발하는 상리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의 악취 줄이기에 나섰다. 그러나 주민들은 악취 저감 대책의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서구에는 악취가 발생하는 시설이 많은 데다, 풍기는 악취가 수시로 바뀐다. 대구시와 서구청은 복합 악취의 근본 원인을 찾고, 악취 유발 시설을 총체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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