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이자 장사'로 거둔 막대한 이익으로 임직원들의 배만 불린다는 여론이 거센 가운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는 더 벌어지고 있다. 올해 은행권의 이자 이익은 역대 최대 수준인 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 내지만,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계를 보면, 지난 6월 말 국내 5대 은행의 예대금리 차이 평균은 2.16%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1.95%)보다 0.21%포인트 증가했다. 예대금리 차이는 2020년 말 1.71% 이후 기준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계속 벌어졌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이에 연동된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율은 오르지만, 예금금리는 만기 때까지 당초 금리가 적용된다. 예대마진의 차이가 더 벌어지는 것이다. 이 바람에 은행들은 큰 이익을 얻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36조2천71억 원으로, 전년보다 22% 늘었다.
은행들은 '이자 장사'로 번 돈으로 '돈 잔치'를 벌였다. 지난해 국내 18개 은행 임직원들의 평균 급여 총액은 1억1천568만 원이다. 평균 급여 총액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8배 증가했다. 명예퇴직금도 급증했다. 2021년과 지난해 은행권 전체 명예퇴직금 총액은 각각 2조3천540억 원, 9천332억 원이다. 13~14년 만에 최대 7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반면 중소기업, 서민 대상 금융 활동은 축소됐다.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 의장은 "은행권이 자체 지원하는 서민금융 '새희망홀씨' 재원은 2019년 3조8천억 원을 정점으로 매년 줄어 작년엔 2조3천억 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은행 이익의 원천이 혁신과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손쉬운 이자 장사란 점에서 국민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은행들은 서민과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을 줄여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6일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들이 혁신 없이 이자 수입 증가로 큰돈을 벌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금융당국은 말로만 비판할 게 아니라, 은행 경영 관행을 개선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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