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이든측 "투표는 여론조사와 달라"…州선거 민주당 승리에 반색

백악관 "바이든 의제·가치 승리"…의미 부각하며 분위기 반전 모색
낙태 위력 재확인에 기대감도…부통령 "할일 많지만, 우리가 이길 것"

조 바이든(왼쪽) 도널드 트럼프.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도널드 트럼프.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1년 앞두고 진행된 최근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민주당이 주 단위 선거에서 승리하자 바이든 대통령 측이 반색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의제가 선거 승리의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표심은 여론조사와 다르다는 게 드러났다는 자체 판단을 토대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 측은 낙태 이슈의 위력이 선거에서 다시 확인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켄터키, 오하이오, 버지니아주 등에서 전날 진행된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것과 관련, "바이든 대통령의 가치와 의제가 전국적으로 큰 승리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권자들은 다시 한번 근본적인 자유와 중산층 경제 구축, 민주주의 보호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제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어젯밤 유권자들은 중요한 메시지를 보냈다. 투표는 중요하지만, 여론조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경제를 성장시키고 생활비는 낮추고 근본적인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공화당 우세지역인 오하이오주에서 낙태 권리를 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 "오하이오주는 공화당 선출직들의 극단적인 낙태 금지 시도를 거부하기 위해 대거 투표에 나선 7번째 주"라고 말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공화당 텃밭인 켄터키주에서 민주당 앤디 베시어 주지사가 재선에 성공한 것에 대해서도 "베시어 주지사는 인프라 문제와 생활비를 낮추는 것을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했다"면서 "인프라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한 의제"라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예고 없이 기자들과 만나 "미국 국민들이 분명하게 (투표에서) 말한 대로, 국민들은 개인의 자유, 자유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위해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서 "어제는 민주주의를 위해 좋은 밤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간 선거부터 어젯밤까지 유권자들은 여성이 자기 몸과 관련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정부가 말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측의 이런 반응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열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데 따른 선거 분위기를 반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국 단위의 여론조사는 물론 대선 승패를 결정하는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NN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5%를 기록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49%)에 뒤졌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론이 불거지고 있다.

나아가 여기에는 낙태 이슈 자체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 의제의 승리'라는 자평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번 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심에 없었다는 것이 미국 언론의 평가다.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의 상대적인 열세는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 경제정책에 대한 저조한 평가 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는 점도 이번 주 단위 선거 승리가 내년 대선에 미칠 영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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