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이 어디있나?"…'슈링크플레이션' 논란 휩싸인 오레오

제조사 몬델리즈 "쿠키, 크림의 비율을 안 바꿔" 의혹 반박

오레오.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쿠키 과자 오레오가 미국에서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가격을 올리는 대신 양을 줄이는 것) 논란에 휩싸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이베리아에 사는 생수 세일즈맨 셰인 랜소넷 씨는 얼마 전 오레오 쿠키 포장지를 뜯었다가 줄어든 크림 양을 보고 깜짝 놀랐다.

미국에선 흔히 많은 사람들이 오레오 사이에 포크를 끼운 뒤 우유에 적셔서 먹곤 한다.

그도 평소 습관처럼 쿠키 사이 크림에 포크를 찔렀는데, 쿠키가 깨진 것이다. 랜소넷 씨는 "상자 안의 다른 오레오도 쿠키에 더 적은 양의 크림이 묻어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크림의 양이 두 배로 들었다는 '더블 스터프 오레오'에 정상적인 양의 크림이 들었고 원래 버전에는 덜 들어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부는 크림이 쿠키의 가장자리까지 닿지 않는다고, 제품이 포장지의 그림과 다르다고 불평하고 있다.

하지만, 오레오 제조사인 몬델리즈 측은 쿠키와 크림의 비율을 바꾸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크림 비율과 관련한 심각한 불만은 포착하지 못했고, 매년 100여 개국에 약 400억 개가 팔려 40억달러(약 5조3천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오레오 브랜드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몬델리즈의 디르크 판더퓟 최고경영자(CEO)는 "품질을 가지고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면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이 논란에 대해 지금까지 최대의 '슈링크플레이션 스캔들'이라고 전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한편, 슈링크플레이션은 기업이 제품 가격 인상 대신 '양 줄이기'를 택하는 것으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숨은 가격 인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 3월 핫도그 제품 가격을 그대로 둔 채 한 봉당 개수를 5개(500ｇ)에서 4개(400ｇ)로 줄였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은 불과 며칠 전이다.

이 밖에 농심(오징어집·양파링), 동원F＆B(양반김·참치캔), 해태(고향만두) 등도 지난해와 올해 제품 함량을 줄였지만,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분량 조금 늘리면 '25% 용량 up(업)!', '더 커진', '더 많아진' 이런 문구 넣으면서, 용량을 줄일 땐 아무런 안내 없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용량 표기로 그램 수만 변경한다"는 반응에 공감을 보이고 있다.

한편, 오레오 제조사 몬델리즈의 제품 중 삼각뿔 톱니처럼 생긴 초콜릿바 '토블론(TOBLERONE)' 역시 지난 2016년 슈링크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역풍을 맞은 바 있다.

톱니 간격을 더 벌리는 방법으로 무게를 줄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