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인들과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 중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다면, 그것이 사랑이지 않겠냐"고 했다. "맞다, 틀리다"를 논할 거리는 아니지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이에 공감을 표했다. 사랑을 정의할 수는 없지만, 사랑이 그만큼 큰 가치를 갖는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나의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고, 실패하고, 또 사랑하는 것은 힘들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부지기수다. 너무나 큰 고통에 식음을 전폐하기도 한다.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겼던 그 사랑을 잃었을 때의 심정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다만, 이 책에서는 사랑의 상처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길 권한다.
"사랑의 상처는 어떤 이에게는 절망과 우울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인생을 통틀어 이보다 더 큰 가르침을 주는 것도 없다. 사랑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알아가고, 자기 자신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하면, 더 성숙해질 기회를 만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매혹과 권태, 상실과 회복, 성장의 과정에 지혜와 성찰, 감사의 마음이 따를 때 사랑은 더 분명해지고 진실한 본모습을 갖추게 된다"며 "우리가 억누르고 무시했던 사랑에 관한 막연한 환상과 의구심, 그리고 두려움에 대해 알아보면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강조한다.
책의 저자인 주현덕은 현재 멘탈케어의 대표로 있다. 그는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심리학을 공부하며 연인 간 애정관계 측정을 위해 '연애 대상 평가 척도(MALPS : Me As a Love Partner Scale)'를 개발했다. 대학에서 심리학 강의를 진행했고, 현재까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JYP 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등에서 아이돌과 연습생들을 위한 멘탈케어 고문으로 심리교육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저자는 "사랑에 빠지고, 오해하고, 상처받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않은 당신을 위한 책이다"고 소개한다.
책에서 언급하는 여러 사랑의 지혜 중 하나를 살펴보자.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를 아는가? 친밀함을 원하는 동시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모순적인 상태를 일컫는다. 저자는 이 '고슴도치 딜레마'를 '사랑의 온기를 잃지 않는 적정한 거리'를 표현하는데 사용한다. 우리는 '사랑한다면 하나가 돼야 한다'는 틀린 욕구로 인해 상대방에게 자신이 바라는 어떠한 모습을 강요하게 된다. 그 적당한 거리를 찾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고슴도치 딜레마'다. 가시에 찔려도 보고, 뒤로 물러나는 행위를 반복한 경험을 통해 적당한 '사랑의 거리'를 찾는 것이 그 핵심이다.
고통 없이 사랑이 주는 환희와 기쁨만을 경험하면 좋겠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랑도 '잘' 해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는 상처도 '잘' 견딜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이별 뒤 종종 사람들을 찾아가는 자기비하, 애정결핍, 우울증, 집착 등의 정서는 떨쳐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과 능력을 이 책 안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지막 문구는 이 책에 적힌 글귀 중에서 가장 마음이 가는 글이다.
"시간을 두고 신뢰와 이해를 천천히 쌓아가는 커플은 그렇지 않은 커플들보다 역경을 더 잘 견뎌낸다. 무엇보다도 서로 존경하고 지지하고, 서로를 탓하는 일이 적다. 성숙한 성품은 그렇게 중요하다."
296쪽, 1만7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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