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달빛고속철 특별법에 부정적인 기재부, 미래를 내다봐라

기획재정부가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건설 지원 특별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안 심사를 앞두고, 주요 관계 부처인 기재부가 법안에 포함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관련,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공식 입장을 낸 것이다. 이 법안은 영호남 화합의 상징이며, 지역균형발전에 꼭 필요한 사업으로 인식돼 여야 의원 261명의 서명으로 지난 8월 발의됐다. 기재부는 법안 발의 후 줄곧 특별법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기재부는 재정 부담을 비롯한 경제성 논리와 국가재정법에 상충되는 점을 들어 예타 면제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기재부는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안 제7조 예타 실시에 관한 특례에 대해 "예타 관련 기본법인 국가재정법과 별도로 특별법에 예타 특례를 규정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주변 지역 개발사업 등 불특정 사업에 대한 포괄적·항구적 예타 면제 규정은 제한적·열거적으로 면제를 규정하고 있는 국가재정법과 상충된다"는 의견을 냈다. 기재부는 또 제정안이 타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사업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달빛고속철도는 대구와 경북(고령), 경남(합천·거창·함양), 전북(장수·남원·순창), 전남(담양), 광주 등 6개 광역지자체와 10개 기초지자체를 경유해 1천700만 명의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또 남부경제권을 키워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길을 열어 준다. 이런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대선 때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기재부는 나라 곳간만 지키는 부처가 아니다.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을 기획하고, 추동하는 핵심 부처이다. 달빛고속철도 건설은 눈앞의 경제성만 놓고 평가할 사업이 아니다. 국가의 미래와 지방시대를 위한 투자이다. 기재부는 예산 타령에서 벗어나 큰 틀에서 달빛고속철도 사업을 평가해야 한다. 기재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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