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어린이집마저…두 살배기 학대한 보육교사 무더기 징역형

겉옷 벗겨 달라는 요청에…손 잡아끌고 바닥에 앉힌 뒤 팔 때려
울고 있는데도 강제로 밥 떠먹여…음식 흘렸다고 숟가락 뺏기까지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오는 19일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앞두고 두 살배기 아동의 멱살을 잡아 앉히고 우는 아동의 입에 억지로 밥을 떠먹인 국공립어린이집의 보육교사들이 항소심에서도 무더기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5일 세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울산지법 제1형사부는 아동학대처벌법(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A씨 등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 5명이 제기한 항소심에서 이들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의 징역형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 등은 1심에서 징역 8개월~년,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과 검찰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다만, 1심에서 유일하게 징역 1년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던 30대 보육교사 B씨는 징역 1년2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감형됐다.

법정에 선 보육교사들은 모두 울산의 한 국공립어린이집 소속이다. A씨는 2019년 4월16일 오전 두 살배기 여자아이가 겉옷을 벗겨 달라고 하자 아이의 손을 잡아끌고는 바닥에 앉힌 뒤 팔을 때렸다. 또, 아이의 멱살을 잡아 이동해 앉혔고 아이의 옷을 잡아 흔들면서 혼을 내기도 했다. A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이듬해 1월31일까지 60회 차례에 걸쳐 8명의 아동을 신체·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 또한, 2019년 10월1일 2세 여자아이를 자신의 등 뒤 벽에 앉힌 뒤 20분간 나오지 못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도 못 놀게 막는 등 정서적 학대를 했다. 2살 된 남자아이의 뒤에서도 16초간 강하게 흔들기도 했으며, 아이의 코 앞에서 손바닥을 부딪치는 등 2019년 4월부터 2020년 1월말까지 만 1세에 불과한 아동 16명을 상대로 107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신체·정서적 학대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40대 보육교사 C씨는 1세 남자아이가 울고 있는데도 숟가락으로 밥을 억지로 입에 떠밀어 넣었다. 또 다른 보육교사 역시 2세 남자아이가 점심시간에 음식을 흘렸다는 이유로 숟가락을 뺏고 아이의 왼손을 잡아당겨 바닥에 넘어지게 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 학대범행은 아동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침해하는 행위로 향후 피해 아동들의 성장과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잠재적 위험성이 매우 크다"며 "A씨 등 5명의 보육교사는 1심 판결 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견을 찾아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B씨의 경우 피해 아동들의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고, 주변 동료교사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