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멸종위기종 서식처 팔현습지에 '산책로 공사'…환경단체, 대구시 규탄

동촌유원지~강촌햇살다리 산책로 1.6㎞ 조성
"팔현습지는 멸종위기종 최후 보루, 교량형 보도교 건설 중단해야"

15일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앞에서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등 관련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강 팔현습지 생태 파괴 산책로 공사를 조장한 대구시를 규탄하고 있다. 일부 회원들은 수달, 수리부엉이, 삵 등 팔현습지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가면을 쓰고 집회에 참여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15일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앞에서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등 관련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강 팔현습지 생태 파괴 산책로 공사를 조장한 대구시를 규탄하고 있다. 일부 회원들은 수달, 수리부엉이, 삵 등 팔현습지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가면을 쓰고 집회에 참여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지역 환경단체가 금호강 팔현습지 산책로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와 대구시를 향해 공사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오전 10시 30분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동물권행동 카라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금호강난개발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팔현습지에서 벌어지는 산책로 공사가 멸종위기종의 서식처를 파괴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금호강 팔현습지는 대구의 3대 습지 중 하나로 생태자연도 1등급지이며 철새도래지"라며 "생태계의 보고이자 멸종위기종들의 최후의 보루인 '숨은 서식처'라 반드시 보전해야 할 생태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생동물이 이곳에 사는 이유는 금호강 대구 구간에서 산과 강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거의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라며 "이런 중요한 생태 공간에 주민 민원을 핑계로 산과 강을 가르는 교량형 보도교를 건설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시와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에 따르면 팔현습지 인근에선 '금호강 좌안 자전거도로·산책로 연결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동구 동촌유원지부터 강촌햇살다리 입구까지 1.6㎞ 길이의 산책로 조성하고, 제방 4㎞ 구간을 보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 6일 공대위가 팔현습지에서 법정보호종 14종 발견했다고 밝히면서 해당 사업의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지난 2021년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진행한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서는 법정보호종이 3종만 발견됐다.

원중근 대구시 금호강개발과장은 "오래 전부터 수성구와 동구 주민들은 단절된 산책로를 연결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라 해당 사업을 환경부에 요청했다"며 "사업 주체인 환경부에서 환경단체와 주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좋은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환경단체가 중단을 요구하는 산책로 조성사업 1.6㎞ 구간은 팔현습지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도 "산책로를 조성하며 물고기가 통행할 수 있는 어로를 만들고, 어류산란기를 피해 겨울 공사할 계획이다. 환경모니터링도 계속 진행해 법정보호종이 추가로 발견되면 환경 전문가의 자문 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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