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글로컬대학 혁신, 스스로 깨고 지자체가 이끌어야

교육부가 5년간 1천억원씩 지원하겠다는 당근책으로 혁신을 유도했던 '글로컬대학'의 명단이 나왔다. 우리 지역에서는 안동대·경북도립대, 포스텍이 포함됐다. 전국적으로 10개 학교·연합체가 이름을 올렸다. 교육부는 오로지 혁신으로만 평가했다고 한다. 국·공립대 통폐합이 교육부의 속내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통폐합 계획을 포함한 국·공립대 선정은 일부에 그쳤다. 통폐합이 혁신의 충분조건은 아닌 것이다. 특히 같은 법인의 4년제 대학·전문대 통합은 선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교육부는 '강점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에 주목했다고 한다. 사립대도 유연한 학제 운영, 지역사회와 열린 협업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한림대와 울산대는 AI 교육, 공업단지의 캠퍼스화 등을 강점으로 피력했다.

올해 대구·경산권 대학들은 예비 지정조차 오르지 못했다. 선정된 10곳의 혁신 기획서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은 기본이다. 저마다의 강점을 찾아내 지속 가능한 동력으로 어떻게 만들지가 관건이다. 혁신에는 스스로 깨고 나가겠다는 각오도 수반돼야 한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목표 의식이 없다면 글로컬대학 선정은 난망하다. 당장의 선정을 위한 기계적 결합은 위험하다. 충북대·한국교통대, 부산대·부산교대의 통합은 내부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자칫 선정되고도 지원금을 내놔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글로컬대학 선정을 새로운 시작으로 보는 이유다.

지자체 관심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교육부는 안동대·경북도립대 통합에 적극 관여했던 경북도를 모범으로 삼으라고 했다. 경북도는 글로컬대학에 1천억원을 더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부산시도 글로컬대학에 2곳의 대학이 더 선정되도록 하겠다고 선포했다. 2026년까지 20곳 남짓 더 선정되니 기회는 남아 있다. 4년제 사립대와 전문대들도 지레 포기해선 안 된다. 선정된 사립대 수가 적었기에 균형을 맞춰 달라는 목소리도 크다. 다시 한번 대학과 지자체의 혁신을 당부한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