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 수학 22번 둘러싸고 논란…킬러문항 정의 논란 재점화

수험생 커뮤니티 "어떻게 푸는지 모르겠다"
입시업계 강사들도 "문제 속 조건으로 해결 어려워"
당초 예기된 킬러문항 정의 논란 재점화

2024학년도 수능 수학 공통 22번 문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2024학년도 수능 수학 공통 22번 문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정부가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밝힌 첫 수능인 가운데 수학영역에서 고난도 문항을 놓고 '킬러문항'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문항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주장이 엇갈리면서 당초 우려가 제기된 킬러문항 정의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17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킬러문항으로 지목된 문항은 수학영역에서 출제된 22번 문항이다. 해당 문항은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는 문제로 EBS는 변별력을 갖춘 문항으로 평가하고 있다.

22번 문항에 대한 킬러문항 논란은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올라온 글에서 시작됐다. 한 수험생이 "문제는 짧고 쉽게 생겼는데 아직도 어떻게 푸는지 모르겠다. (22번을) 버리고 20번을 검토하는 게 나을 뻔했다"는 글을 게재하자 다른 수험생들도 "이게 킬러가 아니면 뭐가 킬러냐"는 하소연이 연달아 제기되기 시작했다.

더구나 한 입시업체 수학강사의 경우 유튜브를 통해 문제 풀이를 생중계하면서 22번 문항 풀이에 20분 이상을 쏟아부었다.

대구의 한 수학학원 강사 서모(41) 씨는 "22번 문제를 풀기 위해 구해야 하는 함수를 문제에 있는 조건들만 가지고 구하기 힘들다. 조건에 맞는 함수 유형들을 최소 4개 정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추정을 통해 풀 수 있었던 문제였다. 문제 속 주어진 조건 안에서는 해결이 안 되기 때문에 킬러문항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교육 당국은 난이도가 어렵지만 교육과정에 위배되거나 사교육에서 가르치는 문제 풀이를 요구하는 문항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EBS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도 "22번이 손을 못 댈 정도의 문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엇갈리는 의견에 당초 예기됐던 '킬러문항'의 정의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모양새다. 그동안 초고난도 문항을 뜻하는 '킬러문항'에 대한 정량적인 기준은 없었기에 수능에서 킬러문제 배제 여부를 명확히 알 수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역 고등학교 3학년 최모(18) 양은 "킬러문항 자체가 말장난을 하는 것 같다. 이번 수능에 킬러문항은 없었지만 변별력은 갖췄다고 하는데 결국 '변별력을 갖춘 문항'이 '킬러문항'을 의미하는 것 같다"라며 "22번은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는데 막상 풀려고 하니까 아무리 해도 원하는 식이 안 나와서 당황했었다. 문제 접근 방식 자체가 생소했다. 22번이 킬러문항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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