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1억원씩 약 9억원에 분양받는 신축 아파트 상가 앞에 높이 4m의 조형물이 생기면서 논란이다. 오는 12월 준공을 앞둔 분양자는 갑작스럽게 설치된 조형물을 이전하거나 계약을 해지 또는 취소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건설사는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준공 시점에 조경이나 조형물 등 단지 외부환경을 둘러싼 분쟁이 늘고 있지만 선분양제도 특성상 이를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A(46) 씨는 지난 2019년 최고 59층에 달하는 범어동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1천340가구) 상가를 분양 받았다. 둘 다 공인중개사인 A씨 부부가 분양받은 상가(전용 31.14㎡)는 동대구로와 인접하고 범어네거리에 있는 그랜드호텔과 마주 보는 자리다. 분양가는 3.3㎡당 1억원에 가깝고 건물 안쪽 같은 면적 상가보다 2억원 이상 비싸다.
오는 12월 입주를 앞두고 대구 최고 입지 중 하나로 꼽히는 장소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할 생각에 부푼 A씨네 부부의 희망이 산산조각 난 건 준공을 2개월 앞둔 지난달 19일쯤이다. 갈매기가 앉은 둥근 형태의 조형물이 A씨 상가 앞에 자리잡은 모습을 발견한 순간부터다.
높이 4m, 너비 6m 규모인 조형물은 전면 가로 길이가 3.7m인 A씨 상가와 5~7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A씨는 "분양 당시 조감도나 계약서에 조형물 위치에 대한 설명이 없었고 설치 전에 상의나 동의 절차도 없었다"며 "조형물로 인해 상가의 가시성이 떨어지고 행인들에게 노출되는 빈도가 감소된다"고 호소했다. 실제 해당 아파트 상가 118호실 가운데 조형물이 앞에 놓인 상가는 A씨 상가가 있는 곳뿐이다.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연면적 1만㎡ 이상 건물은 지자체 심의를 거쳐 미술품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해당 조형물은 지난 6월에 대구시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회에서 한 차례 부결됐다가 올 8월 심의를 통과하고 사전점검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 설치됐다.
미술품 심의를 담당하는 대구시는 건축주와 상의하라는 답변만 내놨다. A씨의 남은 희망은 민사소송이다. 그러나 조경, 미술품 등 외부환경을 둘러싼 분쟁에서 상가 분양자가 시공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기기란 쉽지 않다. A씨의 분양 계약서에도 경미한 설계변경이나 단지 외부 공원, 도로 시설물 등의 CG, 모형, 투시도 등은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실제와 상이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다만 시공사의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재판 결과를 장담할 순 없다. 건축이 전문 분야인 법무법인 동승의 이재광 변호사는 "실제 소송 과정에서 설치된 조형물로 상가의 재산 가치가 하락했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조형물 설치 위치 등을 분양자에게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점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건설사 측은 미술품의 각도를 변경해 A씨 상가의 가시성을 높일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건설사 관계자는 "어느 정도의 각도를 어느 방향으로 변경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만약에 양측이 합의가 되면 작가의 양해를 구해 변경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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