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행정전산망 장애로 공공기관의 민원서류 발급이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비상 매뉴얼이 없어 민원 업무가 마비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정부는 뒤늦게 '비상근무를 하면서 수기로 민원서류를 발급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늑장 대응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정부는 19일 행정전상망이 사실상 정상 복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 서류 발급 업무가 이뤄지지 않는 휴일이어서, 정상화 여부는 월요일 상황을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전용 전산망인 '시도 새올행정시스템'이 17일 오전부터 사용자 인증 문제로 장애를 일으켜 민원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오후에는 정부 민원 서비스인 '정부24'마저 먹통이 됐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우왕좌왕했고, 시민들은 주민등록등·초본, 인감증명서 등을 제때 발급받지 못했다. 이번 사태는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16일 밤 대전 통합전산센터 서버의 보안 패치를 업데이트한 이후 오류가 발생하면서 빚어졌다고 한다. 정부는 사태 발생 이틀이 지나서야 장애의 원인을 '새올 인증시스템에 연결된 네트워크 장비의 이상'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핵심 국정 과제로 추진했다. 그 결과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란 위상을 획득했다. 하지만 전산망 먹통으로 그 명성이 무색해졌다. 국가기관 전산망 불통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는 2천824억원을 들인 4세대 교육행정 정보시스템인 나이스(NEIS)의 접속이 끊겨, 학교 행정이 마비됐다. 2021년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과정에서도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
정부는 전산망 장애의 원인을 철저히 밝히고,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또 서버 관리의 허점을 보완해 견고한 대응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전산망 장애가 발생하면 대체 서버가 즉시 가동돼야 된다. 이는 보안 시스템의 가장 기본이다. 이번엔 그렇지 못했다. 국가 전산망 장애는 행정 차질은 물론 국민의 불편과 경제적 피해를 초래한다. 안보 분야에서도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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