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핵심광물 대화체’ 넘어 해외 자원 공동개발 나서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2차 회의에서 한·미·일 등 14개 국가의 정상들이 원활한 핵심광물 공급을 위한 'IPEF 핵심광물 대화체' 출범과 역내 공급망 회복을 위한 'IPEF 네트워크' 추진에 합의했다. '핵심광물'은 전기차·3D프린팅 산업·로봇 산업·반도체 산업 등 각종 첨단산업 제품 제조에 들어가는 중요한 광물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희토류 등을 말한다. 'IPEF 핵심광물 대화체'는 중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무기화에 대비하고, 중국산 핵심광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라고 볼 수 있다.

1990년대부터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60%가 중국 국내 또는 중국에 의해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유통되는 희토류의 87% 정도가 중국에서 가공된다. 2022년 현재 우리나라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88%에 달한다. 리튬, 코발트, 흑연 등의 중국 의존도는 80% 이상이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핵심광물을 종종 정치적으로 이용해 왔다. 2010년 일본과 센가쿠열도 분쟁 때 희토류 일본 수출을 금지했고, 2020년 미국이 중국 화웨이를 제재하자 희토류 미국 수출을 통제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미국이 대중국 '인공지능(AI) 칩' 수출을 통제하자 2차전지 핵심 원료들을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했다. 미국·일본 등과 안보 보조를 맞추고 있는 한국 역시 얼마든지 중국의 '자원 무기화'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핵심광물'은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에 필수일 뿐만 아니라 방위산업 등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 문제다. 우리나라는 이번에 각국 정상들이 합의한 '핵심광물 대화체' 출범을 넘어 국내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나아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호주 등 핵심광물 자원이 많은 국가들과 협력 관계를 강력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채굴 기술, 제련 기술 등을 연구·개발하고, 자원국과 공동개발·공동이용 등 경제협력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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