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저질과 가벼움 불러온 특권 사로잡힌 선민의식

더불어민주당의 저질 발언들이 언제까지, 또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사다. 당 지도부가 뒤늦게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으나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현상을 두고 "DNA의 문제다. 절대로 중단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초는 이재명 대표의 가정사에 얽힌 녹취록이라고 할 수 있다. 취기였다지만 친형과 형수에게 시정잡배도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해 댔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당 대표 시절 "국회에 정상이 아닌 장애인이 많다"며 정치인과 장애인을 싸잡아 폄훼한 망언 정도는 애교 수준으로 보일 정도다.

이재명 대표의 습성(?)을 민주당 인사들이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당시 이래경 혁신위원장은 '천안함은 자폭'이라고 주장했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전 천안함장을 향해 "부하들 다 죽이고 무슨 낯짝이냐?"며 군의 사기를 뚝 떨어뜨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한 송영길 전 대표의 '어린 놈' '건방진 X' '미X 놈' 발언에 이어 김용민 의원은 한 장관을 '금수'에 빗댔고, 민형배 의원은 '어이없는 XX'라며 원색적 비난을 이어갔다. 최강욱 전 의원은 영부인을 겨냥한 듯 '암컷들이 나와서 설친다'며 여성 비하는 물론 정치권의 품격을 한없이 떨어뜨렸다.

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잊을 만하면 습관처럼 도지는 민주당의 본능과 비하 발언에 국민이 분노한다"고 지적했다. 여당뿐 아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송영길 전 대표에게 "인간이 좀 덜된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권에서 청와대 정책관을 지낸 한 인사는 민주당의 막말이 그들이 갖고 있는 선민의식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무조건 내가 맞다'는 운동권 주류의 사고관에 갇혀 민생보다 이념에 집중한 결과라는 것이다.

선민의식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다만 자신이 모든 개혁의 주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반성과 성찰 없는 선민의식은 특권에 사로잡힌 우월의식에 불과하다. 대중들이 외면하는 선민이라면, 그 끝은 반드시 벼랑 끝에 홀로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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