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가해자 최강욱

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북콘서트에서 "저는 윤석열 일가로 표상되는 무도한 정권의 가장 강력한 가해자가 되는 길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가해자가 돼 심장에서 피를 흘리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지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짐승들을 길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한국은) '동물의 왕국'이 됐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 암컷이 나와 설친다"는 말도 했다.

최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발급해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올해 9월 의원직을 상실했다. 자신의 범죄로 의원직을 상실했는데, 그것을 윤석열 정부로부터 받은 피해라며 가해자의 길을 가겠다고 한다. 여러 막말로 진작부터 '가해자'의 길을 걸어 온 최강욱이 그런 말을 하니 앞으로 그의 '가해 질주'가 자못 기대된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얼마 전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어린 놈' '건방진 놈' '이런 놈을 그대로 놔둬야 하느냐' '머리에 물병을 집어던지고 싶다'고 퍼부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무도한 언행을 일삼는 정치인들이 각광받는 '비민주적인 사태'가 날마다 벌어지고 있다. 막말, 사실과 다른 선동, 사법 방해, 무책임한 포퓰리즘, 국민 갈라치기, 대통령과 장관 탄핵 발언 등을 쏟아내는 정치인들이 '사이다'로 통한다. 반면 통합을 외치고 앞뒤를 따져 합리적으로 언행하는 정치인들은 '고구마', 즉 답답한 정치인으로 간주된다. '수박'으로 찍혀 자기 진영으로부터 척결 대상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우리는 민주주의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구성원 간의 이견과 갈등을 해소하고, 우리를 문명으로 이끌며, 생각이 다른 시민을 '친구'로 만들어 준다고 배우고 믿어 왔다. 하지만 믿음과 딴판으로 거짓말, 막말, 선동, 갈라치기 등 나치 독일이나 일본 군국주의 등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횡행하던 것들로 무장한 자들이 한국 사회를 타락시키고, 이웃을 적으로 만들며, 국민의 정신을 오염시킨다. 더 나쁜 것은 그 쓰레기 같은 언행에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박수 친다는 점이다. 민주주의의 적들이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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