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에서 열린 '지방 소멸 위기, 실천적 방향과 대안' 세미나에서 지방이 직면한 심각한 위기 상황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국토의 12%를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이 인구의 50.3%, 청년 인구의 55%를 독차지한 게 원인이다. 1천대 기업의 86.9%가 수도권에 쏠려 있는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면 탈지방화는 앞으로도 가속될 것이다.
타개책으로 지방대 지원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정주 여건을 높이자는 의견이 나왔다. 농촌에 저밀도 경제 모델을 구축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한편 기업 인센티브를 차등화해 지역 경제 선순환 메커니즘을 만들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인구 소멸 바람을 정통으로 맞고 있는 경북도와 전남도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인구 소멸이 이미 고도로 진행된 두 지자체로선 정책이 추진되는 동안에도 인구가 줄어 생산 가용 인력이 없어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선제 요구는 광역비자제 도입이다. 제도는 지역 특화 생산 인력에 한해 비자 발급권을 법무부에서 지자체로 이관하는 것이다. 청년인구 비율이 전국 꼴찌인 전남의 경우 지난 10년간 유출 인구 가운데 청년이 86%를 차지, 생산 인력이 15%도 남지 않았다. 공백을 외국인이 채우고 있는데 2013년 2만4천 명이던 외국인 근로자는 2023년 4만6천 명으로 두 배 정도 늘었다. 동병상련의 경북도는 이철우 지사가 이날 기조 발제자로 나서 "외국 청년들이 우리 지역의 대학에서 교육받고 빈 일자리를 채우며 본국의 가족들과 함께 정착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지방 소멸 방지를 위한 비책"이라고 강조했다.
두 도시의 시각에서 보면 광역비자제 도입은 백신 접종이 아니라 멈춰 버린 심장에 충격을 전달할 응급처치다. 국회에 관련 내용을 담은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으나 지난 1년간 수면 상태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의 이날 인사말에 따르면 '지방의 위기는 대한민국 전체가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다. 회생 불능에 가까운 지역 경제에 광역비자제라는 심폐소생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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