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암컷이 설친다'는 막말 발언으로 여성 비하 논란을 빚은 최강욱 전 의원에게 '당원 자격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렸지만 쏟아지는 비판을 모면하려는 '징계 쇼'로 볼 수밖에 없다. 최 전 의원은 내년 총선에 나올 수 없는 만큼 징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최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써준 혐의로 지난 9월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했고,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없다. 민주당 내에서도 '솜방망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최 전 의원 징계 결정 후 홍익표 원내대표의 "우리 당 소속 의원들과 정치인들의 사려 깊지 못한 언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공식 사과도 '립서비스'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것은 최 전 의원과 당내 여성 의원들의 침묵이다. 최 전 의원은 막말 후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SNS에 1992년 미국 민주당 후보 빌 클린턴이 조지 부시를 상대로 한 대통령 선거운동에 사용했던 'It's the economy, stupid'(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표어를 패러디한 "이건 민주주의야, 멍청아"라는 글을 올렸다. '여성을 비하하는 것도 허용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의미로 읽을 수밖에 없는 또 다른 막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성 의원들의 침묵은 더 한심하다. 민주당 최고위원 7명 중 4명이 여성이지만 막말을 비판하거나 사과하는 메시지를 낸 이는 없다. 고민정 최고위원이 23일 방송에 나와 막말과 관련해 여러 얘기를 했지만 사과는 아니었다. 막말 현장에 있었던 여성 의원 2명도 입을 닫고 있다.
당 여성전국위원회도 막말 논란 사흘 내내 침묵하다 22일 최 전 의원의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당의 지침에 떠밀려 낸 '억지 춘향'이다. 국민의힘 의원이나 정치인이 같은 막말을 했어도 이랬을까. 그 즉시 동원 가능한 모든 말로 극악스러운 비난을 퍼부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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