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앞바다 어선 전복 사고는 윤형식(47) 선장의 희생이 아니었으면 승선원 모두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최근 '경북 경주 앞바다 어선 전복사고'로 선장이 숨지고 선원 1명이 실종 상태(매일신문 지난 22일 보도)인 가운데, 어선이 전복되는 급박한 상황에서 윤 선장의 목숨을 건 희생으로 승선원 6명 중 4명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27일 포항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2시 35분쯤 경주시 감포읍 앞바다에서 어선 A호(9톤(t)급) 전복 사고가 발생했고, 인근에 조업 중이던 어선 B호가 구조요청을 듣고 접근해 바다에 떠있던 선원 4명을 구조했다.
B호에 구조된 선원 중 갑판장은 윤 선장의 행방을 묻는 질문에 "우리들은 자고 있었는데 선장이 다 깨웠다. 구명조끼를 챙겨 입고 부표를 많이 꺼내놔라고 지시한 뒤 조타실로 가는 것이 마지막 모습"이라고 말했다.
B호가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것도 윤 선장의 "침몰, 침몰"이라고 다급히 외치던 무전 때문이었다.
이 외침 이후 어업지도선에게 구조를 요청하는 "무궁화, 무궁화" 무전이 한차례 더 타전된 뒤 A호와의 송수신은 완전히 끊겼다.
A호 선원들은 윤 선장이 조타실로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배가 뒤집혔다고 했다.
상황을 종합하면 윤 선장이 배가 침몰할 위기에 놓이자 선원들을 모두 깨워 구명조끼를 착용시키고 위치를 노출시킬 수 있는 부표를 꺼내놓도록 한 뒤 자신은 구조요청을 위해 조타실로 들어갔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포항해경 구조대가 전복된 A호 실내 수색에서 윤 선장을 발견한 위치가 조타실이었던 점은 선원들의 증언을 뒷받침하고 있다.
어선 B호의 갑판장 강상열(47) 씨는 "보통 사람이라면 선원들에게는 미안하겠지만 혼자 살려고 탈출했을 거다. 하지만 윤 선장은 선원들을 살리러 깨우러 갔고 다시 조타실로 가 구조요청까지 했다. 조타실만 가지 않았어도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윤 선장은 효자에 가족애와 배려심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지난 24일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한 장례식장 윤 선장 빈소에서 그의 친구들은 "거동이 불편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세상에 둘도 없는 효자"라며 "어릴 적 신장이 좋지 않은 누나에게 자신의 것 1개를 고민도 없이 선뜻 내어주는 사랑이 넘치는 친구였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구룡포청년회 등에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고, 배려심이 많은 정말 좋은 친구"라고 덧붙였다.
윤 선장의 누나는 "동생은 10년 전까지 요식업에 종사했었다가 바다가 좋다며 배를 탔다. 돈을 벌어 번듯한 가게를 차리고 어머니와 누나에게 잘하겠다고 하는 착한 동생이었다"며 "1년 정도 만난 여자친구와 가정을 꾸릴 생각도 했던 동생이었는데, 이렇게 잃게돼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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