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인재 영입 나선 여야, 국민과 공감하려면

총선을 4개월 남짓 앞두고 정치권이 인재 영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인사가 만사인 만큼 유능한 신인을 발굴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려는 시도는 옳다. 다만 국민 눈높이에 맞춘 공감대를 잣대로 갖췄는지 자문해야 한다. 혁신 구도 선점과 세몰이에 치중하다가는 총선을 치르기도 전에 국민적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영입된 인재들은 고위공직자가 아니기에 청문회를 거치지 않는다지만 여론의 눈은 매섭고 엄혹하다. 공감하지 못하는 설익은 구호와 개인 능력에만 집착하면 망신살이 뻗칠 수 있다. 제아무리 고관이나 기업가로 능력을 발휘했어도 국민 눈높이에서 재차 확인해야 한다. 검증 소홀로 뭇매를 맞아 출마도 못 해 보고 뒤돌아선 경우를 익히 본 터다.

어느 구름에 비 들었을지 모른다지만 공당이라면 촘촘한 검증의 잣대가 필요하다. 인생 역정과 화려한 이력에 방점을 두면서 이를 정치적 쇄신이라 착각하기도 한다. 인재 영입을 가장한 '정치 쇼'로 전락하는 길이다. 감동적인 인생은 드라마 소재에 더 잘 어울린다. 여의도의 감동이 전 국민적 감동이라 보기도 어렵다.

영입 대상 인재도 웬만한 흠결이 다 공개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 위장 전입, 부동산 투기 등 오래된 시빗거리도 있지만 최근에는 갑질 논란, 자녀 학폭, 논문 표절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식으로 넘길 게 아니다. 공멸하는 길이다. 정당으로서는 본선에 임하기도 전에 동력 저하를 겪고, 개인으로서는 사회적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국민들이 어떻게 볼 것인가'를 누차 강조하는 배경이다.

인재 영입은 시간과의 싸움이 아니다. 인재 영입이 총선 승리를 담보하는 것도 아니다. 총선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하지만 서두르지 말길 당부하는 까닭이다. 단 한 명을 영입하더라도 제대로 된 인재여야 한다. 삼고초려의 심정으로 모셔 오겠다는 각오여야 한다. 다음 달로 예정된 인재 영입 발표는 다소 연기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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