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타클로스 골프고' 감감 무소식…대구시교육청, 일봉학원에 해산명령 예고

법인 설립 20여 년 지났으나 현재까지 학교 개교 못 해
2006년·2011년 학교설립 계획 취소… 이후 계획 신청 無
대구시교육청 "12월 22일 청문 진행"

대구시교육청 제공

군위군에 '산타클로스 골프고등학교'(이하 산타골프고)를 설립할 계획이었던 학교법인 일봉학원이 해산명령을 위한 행정 절차에 들어갔다. 법인이 설립된 지 20여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학교를 개교하지 못해서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27일 일봉학원측에 학교법인 목적 달성 불가능 등을 이유로 법인 해산명령을 위한 청문을 예고했다.

일봉학원은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이 이뤄지기 전인 2003년 12월 30일 경북도교육청에서 설립 허가를 받았다.

학교법인은 사립학교만을 설치·경영할 목적으로 설립될 수 있는데 학교법인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될 경우, 교육부장관의 권한을 위임 받은 교육감이 학교법인에 해산을 명령할 수 있다.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 설립운영 규정 시행규칙에 따르면 통상 사립학교를 설립하려는 법인은 학교 설립계획서 제출일로부터 최장 5년 안에 개교해야 한다.

일봉학원은 2003년 12월 경북도도교육청에 산타골프고 설립 계획을 신청했고, 이듬해 도교육청이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학원 측은 2006년 9월 학교 시설과 실습장(골프장) 설립 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본인가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설립 계획을 취소했다.

이듬해 학원은 산타골프고 설립 계획을 재신청해 도교육청의 재승인을 받았지만 난항을 겪으면서 2011년 9월 학교 설립 계획이 다시 취소됐다. 2009년에 개교 연기 신청을 했지만 이 역시 계획대로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1년 9월 이후 일봉학원은 도교육청에 학교 설립 계획을 신청하지 않았다.

10년 넘게 학교 설립 계획조차 세워지지 않은 사이 학교 설립과 연계해 실습 부지 명목으로 골프장 조성이 가능하도록 용지 변경이 된 자리에는 민간업체가 조성한 골프장만 지난해 12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해당 용지는 원래 농림지역·보전관리지역으로 골프장 건설이 불가능했지만, 지난 2017년 경북도가 골프장 건설이 가능한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했다.

2020년 9월 일봉학원은 이듬해 6월까지 학교법인을 자진 해산하겠다고 도교육청에 통지했다. 그러다 지난 7월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후 도교육청에서 시교육청으로 관할 기관이 바뀌면서 시교육청이 해산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청문 전이라 자세한 건 밝힐 수 없지만, 당시 법인 내부적인 여건 문제로 실제 해산까지 이어지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일봉학원 해산명령과 관련한 당사자 청문은 다음 달 22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