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최근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분석한 '2000~2020년 기준 청년세대 변화'를 발표했다. 불과20년 만에 나타난 변화는 충격적이었다.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여기서 정의한 청년은 19세~34세이다.
요즘 청년 10명 중 8명(81.5%)은 결혼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전 미혼 비중 54.5%보다 크게 증가했다. 특히 결혼 적령기라고 할 수 있는 30~34세 청년의 미혼 비율이 56.3%(2020년)으로 20년 전 18.7%에 비해 3배 가까이 폭증했다. 25~29세 청년의 미혼 비율 역시 87.4%로 20년 전 33.2%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같은 통계는 만혼·비혼 문화가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혼 청년의 비중은 2005년 63,2%, 2010년 68.9%, 2015년 75%, 2020년 81.5%로 5년마다 5~6% 포인트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만혼·비혼이 늘고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면서 청년세대 비중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청년세대 인구는 1021만3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4%를 차지하고 있다. 20년 전 28%(1288만3000명)였던 것과 비교하면 8%포인트 정도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30년 뒤인 2050년쯤엔 청년세대 비중이 전체 인구의 11%(521만3000명) 수준으로 격감할 전망이다. 청년세대가 현재의 절반으로 쪼그라든다는 뜻이다.
미혼 청년세대가 증가하면서 부부 가구의 비중이 줄어들고, 부모와 계속 동거하거나 1인 독립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청년세대 중 부모와 동거하는 비중은 2020년 55.3%로 2015년 보다 약간 감소했다. 그러나 추세적으로 볼 때, 2000년 46.2%, 2005년 49%, 2010년 51.2%, 2015년 58.4%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모와 동거 중인 청년세대를 연령별로 보면, 19~24세가 45.7%로 가장 많았지만, 사회 초년생으로 분류할 수 있는 25~29세(35%), 30~34세(19.4%) 비율도 상당했다. 취직해 직장을 다니더라도 부모와 함께 동거할 경우 월세나 생활비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고, 출·퇴근도 편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독립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청년세대 1인 가구도 증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청년세대 1인 가구는 20.1%(193만5000명)에 달한다. 2000년 6.6%와 비교할 때 3배 이상 급증했다. 청년이 혼자 사는 이유로는 '직장'이 55.7%로 가장 많았고, '독립생활'(23.6%), '학업'(14.8%)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청년세대의 65.2%는 '본인이나 배우자의 일·직업'으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그러나 10명 중 3명 정도인 29.5%는 여전히 부모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세대의 늦은 독립으로 인해 부모세대의 부담이 그만큼 더 커진 셈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1인 가구 중 25%가, 교육상태별로 보면 대학 졸업·수료·중퇴자 중 17.7%가 부모로부터 생활비를 받고 있었다. 이 두 집단은 상대적으로 취업자 비중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이다. 직장을 갖고 돈벌이를 하면서도 부모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는 청년세대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0년간 보여온 청년세대의 추세가 앞으로 계속될 경우 우리사회의 현 시스템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게 될 수밖에 없다. 군대 갈 청년이 없어지고, 취직할 청년도 없어진다. 전문가들은 사회 모든 부문에서 인구 구조의 변화에 맞춰 시스템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옳은 지적이다. 하지만 '저출산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백약이 무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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