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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속으로] 동성로 주민 떨게 한 상습폭력범…결국 '쇠고랑'

4개월간 피해자만 10명…특수협박·상해·재물손괴·모욕 등 혐의
인근 주민·상인 50여명이 "엄벌 해달라" 탄원서 제출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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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대구 중구 성내동의 한 음식점 앞은 양손에 흉기를 들고 나타난 A(56)씨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그는 흉기로 누군가를 찌르기라도 할 듯 휘두르며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평소 해당 식당을 자주 찾으며 잘 지내던 A씨는 언제부턴가 종업원들에게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A씨는 종종 '식당 주인이 얘기를 잘 안 들어줘 기분이 나쁘다'거나, '직원들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질투난다'고 투덜댄 것이다.

어느 시점부터 A씨의 불만은 단순 투정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가게 운영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종업원을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지자, 참다 못한 식당 주인이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이날은 본인이 신고 당한 걸 인지한 A씨가 화를 참지 못하고 가게 앞에서 보복성 흉기 난동을 벌인 것이다.

28일 대구중부경찰서는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중구 일대에서 폭력 범죄를 저지른 50대 남성 A씨를 지난 24일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식당 주인과 종업원, 행인, 인근 주민 등 피해자 10명을 상대로 특수협박, 상해, 재물손괴, 모욕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7월 27일 새벽 2시쯤에도 중구 동성로의 한 노래방에서도 영업을 방해하다 체포됐다. 노래방에 들어온 A씨는 다짜고짜 방에 들어가 테이블 위에 드러누웠다. 노래방 점주가 A씨를 흔들어 깨웠으나 그는 말없이 자기만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다시 A씨를 제지하자 "왜 깨우느냐"며 욕설을 내뱉었다. 급기야 자신을 가게 밖으로 안내하는 경찰관에 주먹을 휘둘렀고 공무집행방해, 모욕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A씨는 일면식 없는 시민에게도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다. A씨는 지난달 26일 자정 무렵 동성로 클럽골목에서 초면인 20대 남성에게 시비를 걸었다. 피해자는 영문도 모른 채 A씨에게 주먹으로 7차례 가격 당했으며 입고 있던 옷이 찢어지기까지 했다. 병원에선 피해자에게 전치 3주 진단을 내렸다.

A씨의 난동에 가장 불안했던 건 역시 이웃 주민들이었다. 지난 8월 23일 오전9시쯤 본인이 사는 아파트에서 화단을 정리하던 A씨는 평소 싫어하던 주민이 지나가자 들고 있던 전지가위로 위협했다. 해당 주민이 항의하자 A씨는 욕설과 폭언 쏟아냈고, 결국 이날도 특수협박과 모욕 혐의로 신고당했다. 인근 주민과 상인 50여명은 A씨에 엄정한 처벌을 내려달라는 탄원서를 경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경찰은 그동안 모든 출석 요구에 불응한 A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 발부 받았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시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폭력 범죄에 관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적극적으로 수사해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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