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시속으로] 권유미 작가 “자개와 금박에 담긴 빛의 기운 전해지길”

달서아트센터 ‘로컬 아티스트 인 달서’ 초대전
12월 13일까지…비구상 신작 ‘희유의 빛’ 선보여

자신의 작품 앞에 선 권유미 작가. 이연정 기자
자신의 작품 앞에 선 권유미 작가. 이연정 기자
권유미 작가 초대전이 열리고 있는 달서아트센터 전시장. 신작
권유미 작가 초대전이 열리고 있는 달서아트센터 전시장. 신작 '희유의 빛'이 걸려있다. 이연정 기자

300㎡가 넘는 꽤 큰 전시장에 걸린 40여 점의 작품 모두 제작 연도가 '2023'이다. 페인팅도 아닌 금박이나 자개를 하나하나 붙여 완성되는 이 작품들이 전부 신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

그래서 그런지, 달서아트센터에서 만난 권유미 작가는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올해 그린 작품만 100점이 넘는다"며 "작업은 늘 해왔지만 전시장 공간이 넓고 '로컬 아티스트 인 달서' 초대전이라 살짝 부담이 됐다. 정말 내 스스로가 만족하는, 제대로 된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전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한달 반 정도를 거의 두문불출하고 하루 13시간 이상 작업에만 매진했다는 그는 오히려 작업의 흐름이 끊기지 않아 더 집중할 수 있었고, 하고 싶었던 걸 마음껏 펼쳐보일 수 있어 재밌었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애틋하게', '달항아리(상원)' 등 지금까지의 작품 시리즈도 새롭게 작업했다. 이 작품들은 캔버스 위에 모델링페이스트로 형상을 잡은 뒤 그 위에 자개를 일일이 붙이거나 혹은 금색 아크릴 물감과 금박을 여러겹 덧대야 완성되기에, 실제로 마주하면 두께감과 입체감이 상당하게 느껴진다.

권유미 작가 초대전이 열리고 있는 달서아트센터 전시장 전경. 이연정 기자
권유미 작가 초대전이 열리고 있는 달서아트센터 전시장 전경. 이연정 기자

특히 그는 이번 전시에서 비구상 신작 '희유의 빛'을 선보인다. 그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빛이 마침내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듯하다. 그는 "작업 소재가 되는 자개나 금은 화실이 어두울 때도 빛을 발한다"며 "그 빛을 주제로 비구상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가져오다, 지난 8월 잘츠부르크페스티벌에서 본 오페라 맥베스에서 큰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거대한 무대에 울트라마린색 배경과 노랗고 긴 의자가 놓여있었는데, 그 나무 의자가 금박의 느낌과도 같았다. 작업실에 돌아오자마자 그 느낌을 캔버스에 옮겼다. 비구상 작품을 선보이는 건 처음이라 혼자 화실에서 많은 고민을 했는데, 용기 내서 걸어보니 반응이 좋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빛은 무엇일까. "빛은 생명의 근원이자 에너지의 원천이고, 더 나은 삶으로의 변화를 가져다준다는 긍정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죠. 귀한 빛의 기운을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권 작가는 자개 하나, 금박의 결 하나마다 작가의 에너지를 담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에너지를 불어넣어 완성한 작품에서 또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 선순환이 내가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며 "매일 작업하고 녹초가 돼도 완성작을 보면 힘이 난다. 내 기운을 다 넣었으니 관람객들도 그것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전시는 12월 13일까지. 053-584-8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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