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의 일시 휴전이 길어질수록 이스라엘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스라엘로선 당면 목표인 인질 석방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지만 하마스로선 이스라엘 국내 여론을 좌지우지할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일시 휴전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에게 일시적 혜택을 가져다주었지만, 전쟁의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28일(현지시간) 평가했다.
하마스는 휴전을 통해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좀 더 연장하는 한편,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큰 타격을 입은 병력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이스라엘로선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들을 돌려받음으로써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충격을 받은 국내 여론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게 됐다. 연료 및 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가자지구 주민들도 휴전 기간 더 많은 구호물자를 전달받을 기회를 얻었다.
이 같은 일시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휴전이 길어질수록 이스라엘의 난제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매체 하레츠의 정치 평론가 안셀 페퍼는 "하마스는 인질을 석방할 때마다 이스라엘 정서에 대한 주도권을 쥐게 된다. 이것이 진짜 딜레마"라며 "결국 이스라엘은 추가 인질 석방 또는 하마스의 여론 조종 차단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금까지는 민간인 인질이 협상 대상이었지만 이들이 모두 풀려나고 군인 인질만 남을 경우, 하마스의 요구사항이 늘어나고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여론에 또 다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하마스는 인질을 풀어주는 대신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들의 석방을 얻어냈고, 이들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대부분 서안지구로 돌아가면서 서안지구에서도 하마스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전투가 오랜 기간 중단될 경우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28일(미국 현지시간) '이스라엘 및 가자지구 상황과 관련한 G7 외무장관 성명'을 발표하고 인질 석방과 연계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교전중지)의 추가적인 연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이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임시 휴전'이 '전면 휴전'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마지못해 일시 휴전을 지지한 극우 정당 소속 각료들을 비롯해 전쟁 지속을 요구하는 국내 압력은 여전하다.
이스라엘 극우 정당인 오츠마 예후디트(이스라엘의 힘)를 이끄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2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전쟁 중단은 곧 정부 붕괴"라고 경고하며 전쟁 재개를 압박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날 성명에서 "우리 군은 전투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휴전 기간을 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미래 작전계획을 준비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머지않아 전투를 재개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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