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행이론] <1>국민의힘 총선 ‘원투펀치’ 한동훈·원희룡 장관

‘출전채비 끝!’ 내년 총선 활약상이 다음 대선 ‘바로미터’
2001년 월드시리즈 제패한 애리조나 팀 ‘원투펀치’ 떠올라

세상에는 참 비슷한 일들이 반복된다. 우연 같은 필연의
세상에는 참 비슷한 일들이 반복된다. 우연 같은 필연의 '아틀라스 클라우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한동훈, 원희룡 두 스타 장관. 연합뉴스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한동훈, 원희룡 두 스타 장관. 연합뉴스

요즘 정치판을 보면,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 113명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파워(국민 영향력)가 훨씬 세다. 두 장관을 보면, 당시 ML(메이저리그) 신생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2001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원투 펀치'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이 떠오른다.

한 장관은 최근 한달여 동안 핫 스포트라이트(Hot Spotlight)를 받고 있는 그야말로 초절정 인기 핫스타 정치인으로 등극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거리가 되고 있으며, 케이블 전문 뉴스 또는 종편(종합편성채널) 정치 토크쇼에 단골 손님이다. 최근 행보는 대통령보다 더 핫한 주목을 받을 정도다.

이에 질세라 원 장관 역시 단기필마로 적진을 뚫고 나온 조자룡(삼국지 촉나라의 장수)의 기세처럼 제1야당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뛰어드는 것도 불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했다. 마치 한 장관에 뒤질세라, 이번 총선에서 더 큰 공을 세우겠다는 심산(心算, 마음 속으로 하는 궁리나 계획)이다.

사실 두 장관 모두 이번 총선 승리를 발판으로 더 큰 뜻은 윤석열 대통령의 뒤를 잇는 것이다. 그래서 동상동몽(同床同夢, 총선 승리 후 집권연장)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주인공은 자신(본인)이고 싶은 것이다. 특히 원 장관은 두 번이나 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만큼, 정치에 이제 막 입문하려는 한 장관에게 밀려서는 안 되겠다는 자존심마저 작동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두 장관이 든든하기만 하다. 아직은 여러 가지 좋은 시나리오 중 하나이긴 하지만 한 장관이 강남 3구 또는 비례대표 1번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원 장관이 인천 계양을에서 적장(이재명 대표)을 무너뜨린다고 가정하면, '제22대 총선대첩'으로 당내 두 영웅(거의 이순신 또는 강감찬 급으로 추앙)이 탄생하는 것이다.

아직은 두 장관 모두 이번 정부의 주요 국무위원 신분이다. 하지만 벌써 갑옷을 입고, 쓸 무기를 점검하고 있는 중이다. 마치 출정을 명받은 일선 장군이 된 셈이다. 이 둘의 활약상을 보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어떤 승전보를 전해줄지, 벌써부터 설렌다. 둘 다 내년 총선에서 뜻한 바를 이루고, 2027 대선에서 선의의 경쟁자로 맞대결을 하는 흥행카도도 여권에서 반길 만하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두 장관 모두 천군만마(千軍萬馬, 아주 많은 수의 군사와 군마)나 다름없다. 둘 모두 신선함(한 장관 우세)과 세련됨(막상막하), 추진력(원 장관 우세)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국민적인 인지도와 인기도 동시에 구가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둘의 태도(희생, 헌신 등)와 활약상(상대당 공격, 신바람 등)은 다음 대선의 첫번째 바로미터(평가의 잣대 또는 지표)가 될 것이 자명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당내 한 계파(한나라)와 원 계파(원나라)가 생겨날 지도 모를 일이다.

역대 전 세계 스포츠 사상 최고로 평가받는 원투펀치의 전설, 2001 시즌 월드시리즈 제패의 두 영웅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의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 출처=나무위키
역대 전 세계 스포츠 사상 최고로 평가받는 원투펀치의 전설, 2001 시즌 월드시리즈 제패의 두 영웅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의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 출처=나무위키

다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원투펀치'로 돌아가보자. 이 세상에 이토록 강한 '원투 펀치'가 다시 존재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당시 강력했다. 당시 ML 전통의 최강 뉴욕 양키스와 맞붙었는데, 1,2차전에서 원투 펀치의 선발 맹활약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하지만 3~5차전을 내리 내줬다. 당시 우리나라 잠수함 투수 김병현의 4,5차전 연속 블론세이브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역시나 세계 최강 '원투 펀치'가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6,7차전 나란히 1승씩 챙기면서 그 해 극적으로 챔피언 자리(월드시리즈 4-3 우승)에 오른 것.

한·원 장관의 최근 정치행보를 보면서, 랜디 존슨·커트 실링 '원투 펀치'를 연상한 건 엉뚱한 비유이자 발상일까? 대다수의 큰 공감은 얻지는 못하더라도, 작은 공감(억지로 갖다 붙였지만 나쁘지 않은 비유)이라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여의도 300명의 정치를 후지게 만드는 묘한 효과(?)를 국민들에게 던지고 있는 것은 확인된 팩트(Fact)로 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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