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동시대 미술 기획 전시 ‘너머(The Other Side)’

12월 30일까지 갤러리 금호, 갤러리 명봉

김재유, From here. Lanzalote, 2022, Oil on canvas, 112.1cmx162.1cm
김재유, From here. Lanzalote, 2022, Oil on canvas, 112.1cmx162.1cm
백다래, 연장전, 2023, 4K 2 Channel Video, 5분 4초.
백다래, 연장전, 2023, 4K 2 Channel Video, 5분 4초.
김량희, 밑뿌리, 2023, Oil on Korean paper, 210x150cm.
김량희, 밑뿌리, 2023, Oil on Korean paper, 210x150cm.

동시대 미술 기획 전시 '너머(The Other Side)'가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와 갤러리 명봉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김량희, 김재유, 박인성, 백다래, 송석우 작가가 참여해, 독립적인 주체로써 하나의 의미만 지니는 것이 없는 오늘날의 세계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나타낸다.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오는 간극과 낯섦, 신선함, 모호함, 여러 장면을 겹쳐 놓은 것 같은 다양한 반응과 해석을 담은 작품 35점을 선보인다.

김량희 작가는 주변에서 자연히 자라는 이끼나 얽혀있는 풀과 뿌리, 수면을 떠다니는 부초 등 식물에서 존재의 아름다움을 강하게 인식한다. 작가가 주목하는 대상들은 작가 본인이 추구하는 '구애되지 않고, 유유히 존재한다'는 삶의 형식과 닮아 있어 그 대상들을 회화로 표현한다.

김재유 작가는 주변 풍경에서 느낀 시각적 경험을 주제로, 멈춰있거나 사라져가고 있는 상태로 인해 생성되는 순간들을 회화로 표현한다. 스치며 봤던, 특별한 것 없던 장면들이 회화로 표현될 때 의미 부여되는 그 과정에서 유희를 느끼고, 권태로움과 동시에 해방감의 정서가 느껴지는 아이러니한 풍경들을 주제로 나타낸다.

박인성 작가는 불특정하고 연관성 없이 광범위한 대상을 촬영한다. 아날로그 필름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현상, 인화해 캔버스에 콜라주하고, 그 위에 아크릴 물감과 에폭시 레진을 여러 겹으로 중첩해 화면을 완성한다. 필름에 각인된 사실과 사건의 관계에 대한 모호함을 시각화했고, 매체에 의존적인 인간의 인식 체계를 나타내고자 했다.

박인성, Stuffed Moments, 2023, Mixed media on canvas, 100x80.3x3.3cm.
박인성, Stuffed Moments, 2023, Mixed media on canvas, 100x80.3x3.3cm.
송석우, Wandering Wondering #53, Variable Size, Archival Pigment Print, 2023.
송석우, Wandering Wondering #53, Variable Size, Archival Pigment Print, 2023.

백다래 작가는 존재에 대한 이질적인 것들에 관심이 많다. 안과 밖, 위와 아래, 판소리와 랩 등 다른 것들을 대칭으로 등장시키고 접합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또한 인간을 위한 매립과 계발로 자연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기후 문제와 사회 시스템의 균열 속 개인의 불안함을 이미지와 영상으로 재구성해 표현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결국 자신의 존재를 방어하고, 안정된 존재로 사회에 안착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송석우 작가는 성인이 돼가면서 점점 사회화돼가고, 시스템화된 사회 구조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국 청년들의 초상을 연출해 나타낸다. 사회적인 요소와 인물과의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이미지를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사람이 타인과 맺는 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주로 몸짓 언어를 이용해 사람들이 상호 작용하는 방식, 거기에 관여하는 사회적인 원리들을 탐구하고자 했다.

어울아트센터는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인 '겹쳐진 조각들(The Over Pieces)'을 갤러리 금호 로비에서 상시 진행한다. 12월 9일에는 '기억의 저편(Beyond Memory)', 23일 김량희 작가가 진행하는 '흔들려도 아름다울 우리의 워터볼과 편지' 프로그램은 어울아트센터 내 생활문화센터에서 오전 10~12시까지 사전 신청을 받아 전액 무료로 진행한다.

어울아트센터 관계자는 "정의된 개념보다는 개인의 생각과 시선이 기준이 돼 제각각 새로운 의미로 나타내는 현 시대에, 작가들이 표현하는 시선을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30일까지. 053-320-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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