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리더가 갖추어야 할 역량 세 가지

오늘도 리더는 죽을힘을 다해 뛰어다닌다. pixabay
오늘도 리더는 죽을힘을 다해 뛰어다닌다. pixabay

"소장님께서 광고를 받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누군가 물었다. 의뢰받는 모든 일을 받으면 좋겠지만 시간의 한계가 있다. 그래서 정중히 거절할 때도 있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바로 이것이다.

나는 '리더의 역량'을 본다.

왜냐하면 그 브랜드를 만든 사람이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창업주의 자식이다. 그러니 브랜드는 필연적으로 창업가를 따라간다. 아들이 아빠를 닮는다는 말처럼 너무 당연한 말이다.

공격적인 브랜드는 창업가가 공격적인 성향이다. 착한 브랜드 뒤에는착한 창업가가 있다. 광고 요청을 받고 미팅을 할 내가 창업주를 유심히 관찰하는 이유이다.

병원에 가면 원장님의 스타일을 보고 스타트업에 가면 창업가를 성향을 본다. 조직원들의 분위기를 보기도 하지만 그것 역시 리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리더는 직원들이 모두 떠나가도 남을 마지막 한 명의 사람이다. 그러니 나는 광고를 수주하는 기준을 바로 그 리더에 둔다.

이번 부산 엑스포 유치전을 보며 다시 한번 리더의 역량에 대해서 고민했다.

'리더는 어떤 사람일까?'

'리더가 잘하려면 어떤 역량을 갖추어야 할까?'

첫 번째는 겸손한 자신감이다. 진짜 자신감은 겸손에서 나온다. 내가 만나본 대표님들도 그렇다. 자신감만 있는 사람은 무섭지 않았다. 그러나 겸손하게 상대를 배려하고 자신이 하는 업에서 자신감을 보이는 대표님은 무서웠다.

자신감만 있는 대표들이 무섭지 않은 이유는 단순하다. 그릇된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믿음에 빠져 직원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

반면 겸손한 리더는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다. 리더는 반드시 주변에 젊은 사람을 둬야 하는데 본인의 경험만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결정 사항들을 프레시한 생각으로 결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그저 알 수 없는 매력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주변에 그런 사람이 꼭 있다. 왠지 모르게 매력적인 사람 왠지 모르게 그 사람이 이야기하면 끌리는 사람 술자리에서 가면 대화를 주도하고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사람 말이다. 마치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사람의 마음을 훔쳐 가는 사람 말이다. 그런 리더 앞에서는 무장해제되어 버린다. 진짜 마케팅의 고수는 사람 자체가 매력적이다.

마지막은 슬프게도 바통 터치다. 우리는 젊은 시절 객기 하나로 마켓에 뛰어들어 스타트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숱한 실패를 경험하며 경험과 지식으로 꽃을 피우는 시기를 경험한다. 그러나 세상은 변해가고 사람도 변해가고 리더는 늙어간다. 자연스럽게 다음 주자를 생각해야 되는데 그 결정이 쉽지 않다.

자신의 청춘을 바쳐 만든 브랜드인데 자신보다 더 유능한 사람에게 바통 터치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하다. 이빨 빠진 호랑이는 더 이상 야생에서 자생할 수 없다.

오래된 퍼즐 판에 오래된 퍼즐이 끼여 있다면 그 판에 썩어가는 건 시간문제다. 내 옆에 퍼즐에게 전염이 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퍼즐을 끼워 그 판이 다시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자신감을 가지되 겸손하라.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해라. 그리고 때를 안다는 것.

그것이 리더가 갖추어야 하는 역량이다.

'어떻게 광고해야 팔리나요의 저자'. (주)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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