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고교생들, 싱가포르서 극찬받아… 경북교육, 세계교육 표준으로

경북교육청 후원, 융합인재 창의 아이디어 밋업 사업 추진
공모를 통해 선발된 경북 고교생 7팀, 싱가포르 VC 앞에서 발표
국내·외 전문가들, 경북 고교생의 저력에 극찬 아끼지 않아

경북지역 고등학생들이
경북지역 고등학생들이 '융합인재 창의 아이디어 밋업' 사업의 일환으로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창업지원센터를 방문해 스타트업 기업의 지원 과정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김영진 기자

경북지역 고등학생들이 싱가포르 벤처캐피털 투자자(VC)들에게 극찬을 받으며 경북교육의 저력을 또 한 번 과시했다.

경북도교육청은 '경북교육, 세계교육 표준으로'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융합인재 창의 아이디어 밋업(Meet Up)' 사업을 후원해 경북지역에서 선발된 고등학생 7팀이 싱가포르 대학 교수와 기업, 국제투자사 VC들과의 만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앞서 경북교육청은 미국 하와이주 교육부와 '농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다양한 성과를 입증한 바 있다.

◆경북교육청, 학생 대상 최초 시행
융합인재 창의 아이디어 밋업(이하 밋업) 사업은 경북 인재들을 선발해 실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국제 산업 생태계를 체험시켜 미래를 대비하는 글로벌 융합인재로 양성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올해 처음으로 추진된 이번 사업을 위해 지난해부터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US)과 난양이공대학교(NUT)와 다양한 업무 협조를 진행했고, 국내·외 액셀러레이팅(초기 단계의 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 전문기업 등과 업무협약을 통해 경북 학생들을 선발하고 지도할 환경을 마련했다.

특히 밋업 사업은 그동안 창업 등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행된 바 있지만,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은 전국 시·도교육청 중 경북이 최초다.

참가학생 선발은 경북지역 중·고등학생 중 발명과 창업 관련 대회에서 입상경력이 있거나 학교장 추천 등을 통해 공개모집으로 이뤄졌고, 관련 전문가들의 엄정한 심사 끝에 7개 팀이 최종 선정됐다.

경북교육청 융합인재 창의 아이디어 밋업 사업에 참여한 경북지역 고등학생들이 주말을 이용해 오프라인에서 진행된 (주)비즈맵 한병철 대표의
경북교육청 융합인재 창의 아이디어 밋업 사업에 참여한 경북지역 고등학생들이 주말을 이용해 오프라인에서 진행된 (주)비즈맵 한병철 대표의 '비즈니스 모델의 이해와 구축' 강의를 듣고 있다. 김영진 기자

다양한 발명품과 아이디어들이 응모된 가운데 최종 선정된 팀은 경북 다양한 지역의 고교생 팀들이 차지했다. 이들은 ▷AI 침입 탐지 시스템(IDS/IPS) 서비스 ▷인공지능을 이용해 기울어진 머리를 교정하고 받쳐주는 공압 베개 ▷센서와 AI 객체 탐지 등을 통한 휴대용 피아노 ▷직무 역량을 쌓을 수 있는 협업 툴 ▷실험 도우미 인공지능 시약장 ▷렌탈 인테리어 등 심사위원을 놀라게 한 다양한 아이템들을 선보였다.

선발된 학생들은 특허청이 주관한 '대한민국 학생 창의력 챔피언 대회'에서 전국 최우수상으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거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한국코드페어 해커톤'에서 대상으로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화려한 수상 경력도 자랑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우리나라 교육을 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경북의 창의 융합교육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희망이 되도록 힘을 모으겠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과 협력적인 역량 함양을 위해 융합교육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으로 수업 진행… 국내전문가들 "학생 수준 넘어서"
밋업 사업에 선발된 학생들은 프로그램 참여를 위한 국내 교육을 시작으로 국외 프로그램까지 진행했다.

국내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교육과 멘토링을 받았다. 교육은 경북 다양한 지역에서 학생들이 참여한 만큼 수업에 영향이 없는 시간에 맞춰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병행해 이뤄졌다.

주말을 이용해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주)비즈맵 한병철 대표의 '비즈니스 모델의 이해와 구축' 강의 시간에는 학생들이 '린 캔버스' 템플릿을 이용해 한 장의 종이로 아이템을 현실화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

학생들을 지도한 한 대표는 "강의 전에 고등학생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많은 걱정을 했는데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북지역 학생들은 습득력도 빠르고 대학생 이상의 높은 수준을 자랑해 놀라웠다"며 "아이디어들도 구체적이고 이미 완성단계에 와 있는 것들이 많아서 현실적인 부분을 케어해줄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국내 수업을 통해 구체화한 아이디어들은 여러 차례의 수정 작업을 거쳐 싱가포르 벤처캐피털 전문가들 앞에서 영문으로 발표할 수 있도록 번역 작업이 진행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직접 영문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도 거치면서 교육적인 내용을 많이 포함하고자 노력했다.

융합인재 창의 아이디어 밋업 사업에 참가한 경북지역 고등학생들이 싱가포르 사회적기업
융합인재 창의 아이디어 밋업 사업에 참가한 경북지역 고등학생들이 싱가포르 사회적기업 '웨이트로암(WateROAM)'을 방문해 저소득 국가와 재난 지역에 공급되고 있는 물 여과장치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김영진 기자

◆경북학생들, 싱가포르 벤처캐피털 전문가도 극찬
국내 프로그램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한 밋업 사업 참가 학생들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3박 5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이번 사업이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이유는 금융과 기술 센터로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업인들의 발판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인구 560만명이 사는 도시국가이지만, 4만명 이상이 스타트업 기업으로 활동할 만큼 국제금융과 기술중심도시로 창업가의 천국으로 불리는 나라다.

첫날 학생들은 싱가포르 사회적기업 웨이트로암(WateROAM)을 방문했다. 이 기업은 소외된 지역이나 재난 지역에서 사용하도록 설계된 휴대용 물 여과 시스템을 만들고 있으며 지난 4년 동안 21개국 7만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해 왔다. 학생들은 웨이트로암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사업에 대한 소개를 듣고, 자기소개와 아이템을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싱가포르를 방문한 경북교육청 융합인재 창의 아이디어 밋업 참가학생들이 싱가포르국립대학과 난양이공대학교 교수들과 소통하며 자신들의 아이템에 대한 멘토링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김영진 기자
싱가포르를 방문한 경북교육청 융합인재 창의 아이디어 밋업 참가학생들이 싱가포르국립대학과 난양이공대학교 교수들과 소통하며 자신들의 아이템에 대한 멘토링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김영진 기자

이후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기업과 인재 양성 지원을 위해 설립한 NUS Enterprise를 방문해 해외 기관의 기업 보육 프로그램과 매칭 사업에 대해 알아보며 진로를 탐색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싱가포르국립대와 '아시아의 MIT'로 불리는 난양이공대 교수와 영재들을 만나 멘토링을 받고 소통하며 최종 발표자료를 점검했다.

학생들은 싱가포르 유명 벤처캐피털 5곳의 전문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아이템을 발표하고, 실제 투자를 받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 등에 대해 코멘트를 받았다. 아쉽게도 이번 사업을 통해 실제 투자까지 이끌어 내지는 못했지만, 전문가들은 "한국 학생들의 수준이 아주 높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Russ Neu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한국의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싱가포르를 찾아 투자 지원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등학생들이 찾아온 것은 처음이었고 수준이 대학생과 비슷해 매우 놀라웠다"며 "앞으로 한국 교육의 미래가 매우 밝다고 느끼는 시간이었고, 이러한 행사가 업무협약을 통해 주기적으로 진행됐으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밋업 사업에 참여한 청도고 정은주(16) 양은 "싱가포르에 방문하기 전까지 진로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이번 사업을 통해 방향성을 정하는데 아주 많은 도움이 됐다"며 "창업과 발명을 지원받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관이 있는 것을 확인해 기뻤고,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해준 경북교육청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청도고등학교 정은주 양이 싱가포르 현지 벤처캐피탈 투자사 관계자들 앞에서 팀내 아이디어인
청도고등학교 정은주 양이 싱가포르 현지 벤처캐피탈 투자사 관계자들 앞에서 팀내 아이디어인 '렌탈인테리어' 아이템에 대해 영어로 발표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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