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9년 제중원으로부터 시작된 계명대 동산병원이 124년의 역사를 발판삼아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올해 3월 새로 취임한 박남희 병원장은 '고객들에게 품격 있는 의료 서비스로 보답하며 감동을 선사하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심장혈관흉부외과의 지역 명의(名醫)로 불리기도 하는 박 병원장을 만나 앞으로 계명대 동산병원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지난 3월 병원장으로 취임했다. 올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병원장으로 올 한 해를 보낸 소감은?
- 계명대 동산병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 설정에 석 달을 보내고 직원들과 목표와 방향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다보니 한여름이 지나가고 있었다. 결실이 아직 가시적으로 나오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늦더라도 전 직원들과 함께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한 한 해인 것 같다.
▶ 계명대 동산병원이 대구지역의 상급종합병원, 더 나아가 전국 상급종합병원과 차별화하려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 내년이면 동산병원이 대구에 문을 연 지 125년이 된다. 동산동에 있던 시절부터 해 왔던 동산병원의 지역사회 속 역할을 어떻게 이어나가고 더 나아가 어떤 역할을 더 맡을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현재 중증응급·고난이도 진료 인프라를 구축해 대구경북지역의 의료안전망의 중심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계명대 동산병원이 잘 하고 있는 심뇌혈관치료와 더불어 암치료에 대한 투자도 더 높일 전망이다.
▶ 심장이식수술 국내 5위권, 관상동맥우회술 분야 국내 10위권의 명의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대구에 이러한 명의가 있음에도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치료받으러 가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환자들의 수도권 집중현상에 대해 대처하려는 방안이 있는가?
- 계명대 동산병원을 포함해 지역의 암, 심뇌혈관 치료에 관한 의료진과 인프라는 수요와 비교해 충분하다고 본다.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가는 이유는 수도권 대형병원을 통해 치료법을 찾고 싶은 환자들의 마음때문일텐데 이 부분을 달래주는 방법을 찾고 있다. 또 치료는 결국 사람이 하기 때문에 양질의 의료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요즘 대학병원 의료진들이 병원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의료진을 확보하기 위한 복안이 있는지?
- 일단 의료진에 대한 복지나 요구도 만족을 충족시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의 경우 전공의 수련보조수당 지급을 지역에서 처음 시작했다. 이밖에도 병원 내 젊은 의료진들이 지치지 않고 사명을 다 할 수 있도록 '동산병원에 근무한다'는 긍지를 가진 진료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 흉부외과의로 일했기에 의사 부족 문제를 크게 겪었을 것 같다.
- 2009년 쯤에 전공의가 없어서 고생했던 시절이 있었다. 일주일 중 2, 3일은 당직으로 보내던 시절이었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흉부외과 전공의를 위한 지원책을 만들어내려 애썼고 덕분에 지금은 안정화됐다.
▶ 결국 현재의 필수의료 인력부족 문제와 연결되는 부분인데 이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이 있다면?
- 필수의료 인력을 '소방관'이라 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항상 준비해서 응급상황이 발생할 때 대응할 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정부와 사회가 알았으면 좋겠다. 이는 결국 재정적 지원으로 이어지는데, 단순히 급여의 문제를 넘어 근무 여건과 환경 개선을 위한 재원 투입도 필요한 상황이다.
▶ 계명대 동산병원이 앞으로 더 나아가고자 하는 목표는?
- 계명대 동산병원은 지역 내에서는 심뇌혈관 분야의 선두라 생각하고 이는 서울의 의료진과 비교해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보강하고 싶은 분야는 암 치료, 신생아 진료 분야다. 신생아 진료 분야는 고위험 산모 신생아 통합치료센터가 전국 1등 진료실적을 내는 등 안정화되고 있다. 수도권으로 가는 지역환자들의 대부분이 암 환자들인데 지역에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현재 암 치료 분야의 보강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인력과 시설을 보강하는 것은 물론이고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추진되다 중단된 양성자 치료기 도입도 현재 재추진 준비 중이다. 앞으로 대구경북지역 상급종합병원과 지역 의료전달체계의 한 부분으로써 역할을 다 하고 고위험 질병 치료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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