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가동을 사상 처음으로 멈추게 한 힌남노 등 태풍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정량적 분석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이뤄졌다.
6일 포스텍(포항공대)에 따르면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이민규 박사 연구팀은 초고해상도 기후모델을 통해 지구온난화가 한반도 상륙 태풍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파트너 저널 기후와 대기과학'에 최근 게재됐다.
한반도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예전보다 강력한 태풍이 상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태풍 예측과 피해예방을 위해선 온난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연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한반도를 찾는 태풍의 경우 강한 비를 동반하는 사례 등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우선 연구팀은 지구온난화가 태풍의 강도와 극한 강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려고 3㎞ 초고해상도 기후모델 시뮬레이션 실험을 설계했다. 이후 2011~2020년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가운데 강도가 매우 강한 태풍 4개를 선정하고, 현재 조건과 온난화 영향이 제거된 조건에서 각각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영향이 반영됐을 때 태풍 강도는 전반적으로 강해지고 강수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지구온난화 현상이 태풍이 강할수록 또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 큰 태풍이 잦게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태풍으로 인한 극한 강수 발생 영역도 온난화에 따라 16~37% 정도 더 넓게 분포됐다. 온난화로 인해 태풍 중심의 상승기류가 강해지고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대기 중 수증기량이 많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민승기 포스텍 교수는 "초고해상도 기후모델로 지구온난화가 최근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위력을 강화했음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며 "지구온난화 정도에 따라 태풍은 더 강해지고 더 넓은 지역에 걸쳐 극한 강수가 일어날 수 있다. 앞으로 태풍에 대비한 강화된 분야별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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