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팔 전쟁 두달]"하마스 3만병력 여전히 건재"…지상전 내년 1월까지 이어질듯

유엔 "가자 남부 종말론적 상황"
네타냐후 "하마스 지휘관 약 절반 사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교전으로 가자지구 내 식수 부족 문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5일(현지시간) 남부 라파에서 어린이들이 물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전날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로 진입한 구호품 트럭은 100대 정도로, 휴전 기간 대비 41% 감소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교전으로 가자지구 내 식수 부족 문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5일(현지시간) 남부 라파에서 어린이들이 물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전날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로 진입한 구호품 트럭은 100대 정도로, 휴전 기간 대비 41% 감소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중부 도시 데이르 알 발라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불도저가 투입돼 파괴된 주택 잔해 속에서 희생자 시신과 생존자를 찾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중심가에서 약 5㎞ 떨어진 이 지역에 공습을 퍼부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중부 도시 데이르 알 발라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불도저가 투입돼 파괴된 주택 잔해 속에서 희생자 시신과 생존자를 찾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중심가에서 약 5㎞ 떨어진 이 지역에 공습을 퍼부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 유니스의 건물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칸 유니스에 처음으로 탱크를 진입시키며 사실상 남부 지역 시가전을 개시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 유니스의 건물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칸 유니스에 처음으로 탱크를 진입시키며 사실상 남부 지역 시가전을 개시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5일(현지시간)로 두 달을 맞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가자지구 북부에 이어 남부에서도 본격적인 대규모 지상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하마스의 저항이 강하고 민간인 사상자도 속출해 장기전이 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현재까지 민간인 사망자가 1만6천 명을 넘기면서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재점령까지 시사하는 등 전쟁의 끝을 보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 하마스 3만병력 여전히 건재

이스라엘이 하마스 제거를 목표로 지난 10월 7일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했지만 무장세력은 아직도 건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부 안보 당국자 3명을 인용해 하마스 무장세력 최소 5천명이 사망했으며 약 3만명으로 추정되는 하마스의 군사 조직은 아직 가자지구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군 정보 장교 출신으로 텔아비브대의 팔레스타인 연구 포럼 책임자인 마이클 밀슈테인은 가자시티의 약 3분의 1이 이스라엘군의 통제 밖에 있으며 일부 지역은 높은 수준으로 요새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지상전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혀온 하마스 지하터널의 입구를 800여개 발견했고, 이 가운데 500여개는 폭파하거나 봉쇄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최고 인사인 야히야 신와르 제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신와르를 비롯한 하마스 최고위급 인사들은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 아래 땅굴에 몸을 숨긴 채 전쟁을 지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전 내년 1월까지 이어질듯

미국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가자지구 남부를 겨누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내년 1월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CNN은 "복수의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지상전의 현 단계가 특정한 하마스 무장 세력과 지도자들을 제한적으로 목표로 하는 저강도, 국지전 전략으로 전환하기 전까지 몇주, 아마도 1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은 또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1월까지 보다 표적화된 전략으로 전환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고강도 전투를 하다 테러 지도자를 겨냥한 제한된 군사작전으로 전환한 것과 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 이스라엘 당국자도 CNN에 "우리는 몇주 동안 고강도 작전을 펼친 뒤 저강도 모드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북부 국경에서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와 싸우고 있는데 '두 전선'에 대응하려면 일단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최대한 제거한 뒤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엔 "가자 남부 종말론적 상황"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가자 남부 군사 작전이 가자를 '종말론적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최근 가자에서 벌이고 있는 군사 작전을 두고 "이는 이제 더 이상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군사 작전이 아니다. 단지 상처에 천을 덧대어 놓는 수준에 불과하며, 작전의 효과도 없어졌다"며 가자 공격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구호단체들은 이스라엘의 남부 군사 작전을 우려하고 있다. 린 헤이스팅스 유엔 팔레스타인점령지구 인도주의 조정관은 이날 "가자의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고, 이제 더 이상 갈 곳이 남아있지 않다"며 "가자지구 사람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는 데 필요한 조건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전보다 더 지옥 같은 시나리오가 펼쳐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도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에서 적대 행위의 재개는 이미 민간인들에게 닥쳐 있는 재앙적 기아 위기를 더 심화시킬 뿐"이라며 인도주의적 휴전과 민간인 지원을 위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네타냐후 "가자 무기한 보안통제권 유지"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재점령까지 시사하는 등 강경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무기한 보안 통제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군만이 가자 비무장화를 보장할 수 있다. 국제군은 이를 책임질 수 없다"며 "다른 어떤 합의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민간인 피해에 대해 주거지역에 지하터널을 파고 군사작전을 벌인 하마스에 가장 큰 책임이 있으며, 자신들은 해당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강력한 무력을 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레비 대변인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하마스 파괴라는 목표와 일치하는 선에서만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건설적 피드백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멈출 때까지 협상이나 인질 석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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