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유명인, 일반인을 가리지 않는 마약 투약 사건과 그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마약 사범들은 '상종 못할 범죄자', '불가촉 천민' 그 이상으로 비난 받는 시대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보자. 마약을 투약한 그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영원히 출구 없는 미로에 갇힌 채, 사회와 격리된 채 지내야 하는 걸까? 국가조차 포기한 그들을 그의 가족과 친구들은 어떻게 대해야 할까?
마약 전문 변호사인 안준형 변호사가 용감하게 손을 들었다. 그리고 얘기한다. 더 이상 투약자들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그들을 처벌하고 격리하는 데서 그칠 게 아니라 단약과 재활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한다고.
그는 10여 년 전 어느 마약 투약자의 변호를 맡은 것을 계기로 마약 사건과 처음 연을 맺었다. 이제 그는 1년에 100여 건의 마약 사건을 수임하는 마약 전문 변호사다.
그가 지금까지 싸워야 했던 것은 검사가 제시하는 유죄의 증거와 논리만은 아니었다.
"마약하는 사람을 왜 도와줘요?", "약쟁이들은 다 잡아넣어야죠."
그는 편견과 억측, 비난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약 사범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가고, 마약은 점점 우리 일상 속으로 침투해 들어오고 있기 때문. 서울 대치동 학원가의 마약 음료 사건처럼 언제고 내가, 내 아이가, 내 형제나 자매가, 내 친구가 뜻하지 않게 마약에 노출되거나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는 일상 속의 마약 범죄와 거기에 연루된 사람들의 얘기를 이 책에 썼다. 바른 생활의 표본이었다가 한순간의 일탈로 마약 사범이 된 유학생, 투약자인 딸을 한번만 더 믿어보려 했던 어느 부모의 좌절, 마약 카르텔에 의해 일회용 운반책으로 쓰이고 버려진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의 얘기가 담겼다.
그는 오히려 우리가 마약과 마약 범죄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수요를 차단할 수 있고, 마약 사범을 다루는 정책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투약자를 범죄자이기 이전에 죽어가는 한 사람으로 바라보자는 것. 그것이 그가 바라는 인식의 전환이다. 결국 이 책은 마약에 대한 책이 아니다. 사람을 얘기하는 책이다. 280쪽, 1만8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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