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포항 폐배터리 재활용 클러스터 성패, 속도에 달렸다

포항에 전기차 폐배터리 자원순환(재활용 및 재사용) 클러스터(산업집적단지)가 2025년 상반기에 들어선다. 종합정보지원센터, 자원순환연구센터, 관련 기업 집적, 배터리 성능 및 안전성 시험평가와 인증, 녹색금융 지원, 재활용 전문 인력 양성 등 사용 후 배터리 산업 분야 국가 통합 컨트롤타워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는 50만5천971대다. 정부는 2030년까지 420만 대 보급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사용 후 배터리가 2021년 440개, 2023년 2천355개, 2025년 8천321개, 2029년 7만8천981개, 2030년 이후에는 10만 개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폐배터리 재활용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 7천억원에서 2030년 12조원, 2050년 60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이미 전 세계가 앞다퉈 투자하는 분야다. 중국은 배터리 재활용 분야 선점을 위해 정부 주도로 배터리 이력 관리 및 베이징·상하이 등 17개 지역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도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활성화를 위해 유럽에서 거래되는 모든 종류의 배터리 디자인, 생산, 폐기 등에 대한 규정을 담은 새 배터리법을 채택했다. 나아가 전기차 배터리 주요 원료인 리튬과 코발트 재활용을 의무화하고 폐배터리 원료 회수 최소 기준도 2031년 도입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사용 후 배터리 산업은 선발 주자들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다. 배터리 공급망 안정화 및 재활용 법률은 미흡하고 관리 체계도 부실하다. 그런 면에서 포항 폐배터리 클러스터는 엄청난 기회다. 돈이 되는 산업인 동시에 리튬, 코발트, 니켈 등 국가 전략 광물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중국, EU, 미국 등 선발 주자들의 정책과 법률, 시행 방안 등을 참고해 국가 차원의 법적, 제도적 지원을 적극 이끌어내야 한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전기차 폐배터리 산업은 누가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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