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자, 건축가, 철학자가 함께 '천·지·인'을 주제로 특별한 전시를 열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대구 수성구 용학도서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박홍규 영남대 명예교수, 최상대 건축가(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장), 최재목 영남대 교수가 뜻을 모아 마련됐다. 박 교수와 최 교수는 앞서 2009년 10월 영남대 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서 불교와 인도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연 바 있다.
이번 전시 주제에 대해 박 교수는 "천·지·인은 가장 간결하게 표현한 이 세계의 미적, 지성적 형식"이라며 "'천-지-인', 즉 '하늘-땅-사람'의 합일과 조응이라는 생각은 고대로부터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존재의 원천이었다. 어쩌면 현대인이 잃어버린 고향의 풍경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전시에서 24년간 전원 생활을 하며 벗삼은 하늘을 그린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는 "하늘은 내 양심의 거울이자 곧 내 마음이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좋을 때도 나쁠 때도 하늘을 본다. 내 마음이 변하듯이 하늘도 변한다"며 "하늘 무서운지 모른다느니, 하늘이 분노한다느니 하는 말이 있지만 나는 하늘을 무서워하지는 않는다. 평생 종교를 가져본 적이 없는 나에게는 그냥 다정한 하늘, 자연이다"라고 말했다.
최상대 건축가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 경주 독락당 등의 스케치를 전시한다. 그는 "건축과 도시는 문화와 전통, 사람들의 삶이 그 시대의 정신과 함께 담겨져 왔다. 시대적으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 건축들은 세계인이 찾는 문화유산이 되고 있다"며 "시간을 거슬러 우리의 전통 건축과 땅을 찾아가는 여행에서, 지상의 아름다움과 채 완성되지 못한 이상을 스케치와 글로 남기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재목 교수는 20여 년간 책갈피, 노트 등에 낙서처럼 그려온 그림 중 특별히 자신의 초상화를 선보인다. 그는 "살아오면서 어렵고 힘든 시간을 그림으로 그리며 건너왔다. 그림은 나에게 글쓰기와 같다. 어쩌면 낙서이기도 하고 내 내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인간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번민하며 살아야 한다. 완강히 거부할 수도, 완전히 받아들일 수도 없이, 내가 그린 나의 자화상처럼 어정쩡하게, 얄궂게, 우두커니 견뎌 나가는 것이다. 이것도 내가 나답게 살아가는 하나의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강연회도 연다. 지난 5일 박 교수의 강연 '하늘의 무늬'를 시작으로 오는 12일에는 최 건축가의 '지상의 건축', 19일에는 최 교수의 '인간의 사유'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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