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금오공대 통합에 반발…경대에 근조화환, 영정사진까지 등장

경대총학생회, 7일 통합 문제 두고 경북대 총장과 면담
일부 교수는 통합에 긍정적…"대학 미래 위해서는 필요"

7일 오전 9시쯤 경북대 본관 계단은 학과 점퍼로 도배됐다. 배주현 기자
7일 오전 9시쯤 경북대 본관 계단은 학과 점퍼로 도배됐다. 배주현 기자
7일 오전 9시쯤 경북대 본관 계단에는 근조화환까지 등장했다. 배주현 기자
7일 오전 9시쯤 경북대 본관 계단에는 근조화환까지 등장했다. 배주현 기자

정부의 '글로컬대학' 지정에 대비한 경북대와 금오공대의 통합 논의(매일신문 12월 4일 보도)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대 본관 계단에 근조화환과 영정사진까지 등장하는 등 대학 및 구성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7일 경북대 본관 계단엔 각 학과의 점퍼가 가득 깔린 데 이어 근조화환과 경북대 상징 영정사진까지 등장했고, 통합 반대 온라인 서명 운동도 시작됐다.

경북대 일부 재학생들은 지난 5일 오전부터 계단에 학과 점퍼를 벗어 놓는 행동으로 금오공대와의 통합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나아가 이날 '구성원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 통합 논의·결정 반대', '글로컬 혁신 대상은 학교 밖이 아니라 내부에 있다' 등의 문구를 담은 근조화환과 경북대 상징 영정사진까지 놓아두고 통합에 강하게 반발했다.

본관에서 만난 한 재학생은 "학생의 개인 모금활동을 통해 근조화환을 마련했고 컴퓨터공학과 학생들이 온라인 서명 운동 홈페이지를 개설했다"며 "계속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총학생회가 총장에게 학생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북대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통합 문제를 두고 홍원화 경북대 총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면담에서 통합에 대한 학생 의견 반영, 학생 의견 개진 창구 마련 등을 요구했다.

총학생회는 경북대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투표나 시위 등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경북대 일부 교수들은 통합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태로운 대학의 미래와 지역 발전을 고려했을 때 통합이 대응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흡수 통합에 대해선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걸 경북대 교수회의장은 "교수회 구성원 모두가 통합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가 긍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면서 "국립대에 대한 정부의 중복 투자를 줄이고 경북대와 금오공대가 가진 특화 분야를 각각 발전시킨다면 대학의 미래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학교가 일방적으로 교수를 이동을 시키는 일은 없어야 하며 통합 후에도 각 대학의 자율성은 충분히 존중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북대교수회는 통합을 앞두고 교수들의 여론을 모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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