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진보(進步) 송영길

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8일 검찰에 출석해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송 전 대표는 검찰을 향해 주위 사람들 괴롭히지 말고 자신을 빨리 소환해 달라고 촉구해 왔다. 지난 5월과 6월에는 검찰이 소환하지도 않았는데 '셀프 출석'하는 기개(?)를 보이기도 했다. 그래 놓고 막상 검찰 수사에 임하게 되자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자칭 '진보(進步) 정치인'들에게는 공통적인 행태가 있다. 의혹이 제기되면 무조건 아니라고 발뺌하고,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면 탄압이라고 우기고, 증인이 진술을 하면 강압 수사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또 언론과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구구절절 설명을 하면서, 검찰에 가면 묵비권을 행사하고 법정에서 결백을 밝히겠다고 미룬다.

시간이 지나 1심에서 유죄가 나오면 "대단히 안타까운 판결" "법원이 검찰의 일방적 주장을 수용했다"며 2심에서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한다. 사태가 점점 불리해진다고 판단되면 "법 체계 내에서 소명과 해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문화적·사회적 또는 정치적 방식으로 소명하는 것이 시민의 권리"라고 설교한다. 그러다가 결국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면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 나는 무죄다"며 '정신 승리' 한다. 마침내 감옥으로 향하면서 "비록 내 인신을 구속해도 내 양심과 진실마저 투옥할 수는 없다"며 '해탈'에 이른다. 자신을 가시관을 쓴 예수에 비유하기도 한다.(이재명, 조국, 황운하, 송영길, 한명숙 등의 언행)

한국의 자칭 진보 정치인들은 죄를 짓고, 그 죄를 끝까지 부인함으로써 사도(使徒)의 반열에 오른다. 일단 사도의 반열에 오르면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거짓말들은 복음(福音)이 되어 추종자들의 귀에 도착한다. 복음을 접한 추종자들은 분노와 감동이 뒤섞인 목소리로 '정의는 죽었다' '검찰을 때려잡자'며 '가짜 진보'의 깃발을 높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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