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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총회 '화석연료 퇴출' 격돌…사우디·러 등 산유국 '어깃장'

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정상회의 행사장 밖에서 시위대가
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정상회의 행사장 밖에서 시위대가 "우리의 하늘과 물, 땅, 숲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다. 이들은 선진국들이 기후변화 문제의 올바른 해법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 퇴출에 대한 합의를 두고 주요 산유국들이 격렬하게 저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저개발국과 기후변화 취약국 등 80여개국은 이번 총회 합의문에 화석 연료 퇴출 문제를 포함하는 데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를 주도하는 사우디와 러시아 등은 화석 연료 퇴출 합의가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옵서버들이 전했다.

하이탐 알가이스 OPEC 사무총장은 총회 대표단에 보낸 발표문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그 접근법은 경제 성장을 가능케 하고 빈곤을 퇴치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유연성을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 문제는 논의하되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화석연료 퇴출 문제는 논의 대상에서 빼야 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앞서 OPEC는 최근 13개국에 보낸 서한에서 "탄소배출이 아닌 화석연료 형태의 에너지를 목표로 하는 어떤 문구나 해법도 적극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럽 기후 싱크탱크 E3G의 알덴 마이어 연구원은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에 OPEC가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OPEC가) 공황 상태에 빠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인도도 화석연료 퇴출 합의에 대한 명시적 지지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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