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이 창사 이래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안전'에 대해서는 바닥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 노선 추가 등으로 매출 증대에 관심이 쏠려 항공기 정비와 안전에 대한 투자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이다.
11일 0시 45분 방콕 돈무앙 국제공항에서 청주공항으로 향하려던 티웨이항공 여객기가 기체 문제 발생으로 8시간 째 이륙이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다. 한 탑승객은 "엔진 고장으로 설명을 들었다"라며 "항공기 실내로 연기가 들어오고 경보음까지 들렸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지난 3일에도 베트남 나트랑에서 청주 공항으로 향하는 여객기에 기체 문제가 발생해 시간 가까이 지연 출발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의 잦은 기체 결함과 지연 출발에 대해 전문가들은 '안전 불감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항공 관계자는 "단 하나의 실수로 탑승객 전체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항공 분야인 만큼 평소 정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며 "해외 현지에서 계속적으로 기체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굉장히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LCC 항공사는 정비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주요 항공사의 정비 인력은 ▶대한항공 2천677명 ▶아시아나항공 1천302명 ▶제주항공 462명 ▶티웨이항공 329명 ▶진에어 234명 ▶에어부산 184명 ▶이스타항공 117명 ▶에어프레미아 66명 ▶에어서울 32명으로 나타났다. 항공기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대형항공사에 비해 티웨이항공의 정비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항공 정비의 경우 매일 점검하는 엔진오일과 타이어, 브레이크 등은 물론 엔진 중심 상세 점검이 수시로 이뤄진다. 또 여기에 더해 기체 중정비의 경우 배선과 랜딩기어는 물론 4년마다 한번씩 항공기를 완전 분해 한 뒤 다시 조립하는 정밀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 저가항공사의 경우 이러한 정밀 점검을 직접 처리하기 힘들어 위탁하거나 모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다.
장거리 노선에 대해서 이 같은 정비를 일일이 소화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엔진 문제로 제주항공에서 항공기가 이륙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 해당 엔진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해외에서 부품을 수급 받기까지 2주 이상이나 걸리면서 부품 수급에서도 애를 먹었다.
문제는 티웨이항공이 계속적으로 노선 확대를 꾀하면서 항공기를 더 추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안전에 대해서 뚜렷한 인식 개선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 한 매체가 보도한 '티웨이항공 2023년 안전문화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영진의 안전 인식을 나타내는 '책임' 지표의 평균 점수는 3.41로 나타났다. 이는 티웨이항공이 이전에 세 차례 진행한 같은 설문조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직원들이 안전하게 업무를 수행하도록 장비 및 여건을 충분히 마련해주고 있다'는 문항에 대해 평균 점수는 3.17로 2019년(3.38), 2021년(3.32) 보다 더 떨어졌다. 안전 운항의 필수인력이 운항관리사와 정비사 직군의 경우 같은 문항에서 평균 점수가 각각 2.44, 2.90로 가장 낮게 평가했다.
또 '회사는 안전보다는 정시운항을 강조한다' 문항에서도 운항관리사의 평점은 3.89로 응답 직군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항공 전문가는 "직접적으로 안전에 관여하는 직원이 경영진의 안전의식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이미 안전불감증에 대한 문제 의식이 나오고 있지만 책임질 경영진은 '나몰라라'하고 있는 셈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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