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척추관절 클리닉]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로 인공관절을 늦출 수 있을까?

대구 올곧은병원 임경환 원장.
대구 올곧은병원 임경환 원장.

초고령사회를 향해 가는 100세 시대에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는 모든 중장년층 및 노년층의 관심사다.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 관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반월상 연골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는 질환이다. 뼈와 뼈가 맞닿게 되면 걸을 때나 앉았다 일어날 때 마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은 손상 정도에 따라 4단계로 구분된다. 연골 마모가 시작되는 1기는 약간의 통증만 있을 뿐 일상생활은 가능하다.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골극이 형성되는 2기부터는 계단이나 경사진 길을 걸을 때 무릎통증을 호소 하게 된다. 관절 간격이 더욱 좁아지며 관절의 변형이 진행되는 3기부터는 평지를 걸을 때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연골이 완전히 손상되어 뼈와 뼈가 맞닿는 상태는 4기로 분류되며 관절의 변형이 심해져 극심한 통증을 호소할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초기의 관절염은 체중을 줄이고,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만으로도 통증을 줄이고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증상이 진행되는 중기 관절염(2기, 3기)에는 약물치료 및 관절액을 보충해주는 연골 주사, 필요 시 관절 내시경 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말기의 관절염에는 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고 인공 삽입물을 넣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최근 중기 관절염 환자들이 반길만한 소식이 있다. 그건 바로 오늘의 주제인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로 정식 명칭은 '골수 흡입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BMAC: Bone Marrow Aspirate Concentrate)이다. 수술을 하기에는 겁이 나고, 자신의 관절을 최대한 오래 보존하고 싶어하는 환자들에게 대안이 생긴 셈이다.

손상된 연골에 줄기세포를 주입해 연골 재생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최근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의 인증을 받았다.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 과정은 다음과 같다. 국소 마취 후 환자의 골반 뼈에서 골수를 채취한 다음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골수에서 줄기세포 농축액을 분리한 후 환자의 관절강 내로 주입한다.

환자 본인의 몸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거부 반응이나 유전자 변이의 위험이 없어 안전하게 시술이 가능하고, 시술 시간이 30분 이내로 짧기 때문에 환자의 심적, 신체적 부담이 적다.

많은 연구를 통해 중기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통증 완화 및 기능 개선 효과가 입증이 되었다. SCI에 등재된 논문에 의하면 약 10% 정도의 연골 재생 효과가 있다고 보고 된다. 일부 논문에서는 골수 줄기세포 치료를 받으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은 소수의 의견이며,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정형외과 의사들은 관절염이 말기로 진행될수록 연골이 더 많이 손상되어 있기 때문에 골수 줄기세포 주사가 연골의 일부를 재생할 수 있다하더라도 손상되기 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치료로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기술의 발달로 고령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인공관절수술을 받을 수 있지만, 100세 시대에 수명이 제한된 인공관절의 시기를 늦추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현재 일반적으로 인공관절 수술 시기를 65세 전후로 보고 있으나,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의 도입으로 인공 관절 수술 시기를 70대로 늦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가 인공 관절 수술을 대체 할 수는 없지만, 관절염의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입증 된 만큼 중기 관절염 환자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치료법인 듯 하다.

대구 올곧은병원 임경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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