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軍 초급간부 급여 인상, 마땅히 했어야 할 일

군 초급간부 급여가 2027년까지 중견기업 수준으로 인상된다. 2027년부터 경계 작전부대의 하사는 연간 최대 4천900만원, 소위는 5천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게 된다고 한다. 일반 병사의 복무 기간이 줄고 봉급이 올랐음에도 초급간부는 그에 미치지 못해 불만의 목소리가 컸던 터다.

초급간부는 우리 군의 기초다. 이들이 부실하면 상단은 자동으로 무너져 내린다. 경보는 일찌감치 울렸다. 육군 병장 월급이 100만원까지 인상됐지만 초급간부의 처우 개선은 진행이 더뎠다. 학군사관후보생 모집 62년 역사상 처음으로 추가 모집에 나섰던 배경이다. 군의 근간이 되는 초급간부의 대우에 소홀했던 건 명백한 실책이다.

모병제이긴 하나 미국이 군인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은 참고할 만하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사회적 입지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심지어 영주권이 있는 외국인도 입대하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게 했다. 기념식 등의 의전 강화도 자부심 앙양에 도움이 되겠지만 실생활 지원이 우선이다. 특히 국가가 전 생애를 책임진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급여 인상과 함께 군 출신자 채용 우대 방식도 정책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

군에 대한 안일한 인식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 근래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일반 병사의 군 복무를 청소년 야영에 비유하며 낮잡아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철없는 이들의 현실 인식이다. 세계 어느 나라 국민이 자국의 군을 우습게 보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평화는 태어날 때부터 갖는 기본값이 아니다. 아들 같은, 친구 같은 20대 장정들이 칼바람을 맞으며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기에 만끽할 수 있는 자유다. 이들 없이는 단 하루도 편히 발 뻗고 잘 수 없다.

역사는 군을 우습게 아는 왕조와 정부를 경계하라고 가르친다. 군의 사기 저하를 허투루 보면 결국 국민이 불안에 떨게 된다. 강대국에 인접한 국가들이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들여 기를 쓰고 최신식 무기를 확보하려는 까닭이다. 당대의 안이함은 후대의 수모로 이어지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