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간 대구시내 상급종합병원 5곳을 떠난 임상교수가 5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 의료진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필수 의료 공백과 함께 전공의 수련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일신문이 대구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 5곳(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을 통해 집계한 일반 퇴직 교수 현황에 따르면 2021~2023년 퇴직 의사 수는 모두 56명으로 파악됐다. 대구에서만 한해 평균 19명의 교수가 병원을 떠난 셈이다.
지난 2021년 18명이었던 퇴직 의사 수는 올 들어 24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대학병원 2곳의 경우 3년 동안 각각 16명의 교수가 병원을 떠나 충원에 애를 먹기도 했다. 퇴직자는 소아청소년과 등 비인기 진료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진료과에 걸쳐 발생했다.
16명이 퇴직한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타 지역 병원으로 옮기거나 개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료과목에 상관없이 퇴직자가 발생한다"면서 "대개 학기가 끝나기 전에 대체 인력을 구하지만 구인 과정이 정말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대학병원 교수들이 교수직을 내던지는 이유는 격무에 시달리는 업무 환경에 비해 경제적인 보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임상교수들은 1주일에 12~24시간 외래 진료를 맡는다. 대학병원 진료시간은 오전, 오후 각각 4시간 가량 이어진다. 1주일에 3일 이상은 외래진료를 진행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장시간이 소요되는 수술이나 시술 집도 시간이 더해진다.
특히 지난 5월부터 전공의 근무시간이 주 80시간에서 68시간으로 줄고, 연속 근무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제한되면서 임상교수들이 맡아야 할 업무도 크게 늘었다.
진료 시간 외에도 의대생과 전공의 수련 등 강의와 교육도 교수들의 몫이다. 또한 연구 실적을 채우려면 개인 연구와 논문 작성 시간도 내야한다는 것.
교수 출신 전문의 A씨는 "예전에는 수술 후 경과나 예후에 대한 설명을 전공의가 했는데, 지금은 집도한 교수가 대신하는 경우가 잦다"면서 "퇴근은 항상 늦고 가정에 소홀하게 되지만 개원의보다 경제적인 보상이 적으니 지쳐 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대학병원들은 교수 임금이나 수당을 높이기도 하지만 이탈을 막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믿고 맡긴 교수가 사라지면 환자들도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지는 악순환이 된다"면서 "교수들의 자긍심과 경제적 보상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재원 마련 등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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