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관계의 언어

문요한 지음 / 더 퀘스트 펴냄

관계의 언어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부부, 부모와 자식, 오래된 친구 등 우리는 대개 이런 가깝고도 중요한 관계의 사람들과 같이 살아간다. 그렇지만, 늘 행복하게만 관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중요한 관계일수록 상처받기는 더 쉽고, 이를 복구하기는 더 어렵다. 좋은 관계를 찾고,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왜 인간관계는 아무리 노력해도 제자리인 것 같을까? 저자는 이를 "반사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마음읽기에 급급하고 나와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한다.

이 책의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작가다. 현재는 몸과 마음을 돌보기 위한 '자기돌봄 클럽', '인간관계 워크숍', '심학원(心學院)'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관계를 읽는 시간', '굿바이, 게으름',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 등 여러 서적도 출판한 바 있다.

그는 '사람은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생을 통해 사람으로 되어간다'고 본다. 그렇기에 모든 존재의 변화와 발전 가능성에 주목한다. 그러면서 인간의 마음을 파악하고 소통하는 두 체계를 먼저 제시한다.

먼저 '마음읽기'는 '자신의 느낌이나 짐작으로 마음을 판단하는 것'을 일컫으며, '마음 헤아리기'는 '판단을 유보하고 상대의 마음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특히 '마음 헤아리기'가 잘 작동하면 섣부른 판단이나 조언이 아니라, 상대에게 공감하고 이해하는 대화가 오갈 수 있다.

무작정 하는 노력보다 '나와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너를 잘 알아' 보다는 '나는 아직 네 마음을 모르겠어'라는 자세와 언어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실제 관계에서 어떻게 '마음 헤아리기'의 언어를 실천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를 책 안에서 총 4장으로 나눠 설명한다.

먼저 1장에서는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서는 '왜 인간관계는 아무리 노력해도 힘든가?'에 대해 말한다. 이어 ▷2장 : 서로 좋은 관계로 가는 길 (마음 헤아리기는 어떻게 관계를 변화시키는가) ▷3장 : 마음 헤아리기의 작동 (어떻게 마음을 헤아릴 것인가?) ▷4장 : 관계의 언어 (마음을 헤아리는 4단계 대화)이 펼쳐진다.

특히 4장 '관계의 언어'에서는 마음을 헤아리는 4 단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1단계 : 헤아릴 태세를 갖추고 (마음 헤아리기 스위치 켜기) ▷2단계 :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적극적 경청) ▷3단계 :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내 마음 헤아리기) ▷4단계 : 대화의 흐름을 조망하는 (메타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연습할 수 있다. 상처 입은 관계는 마음 헤아리기 대화로 복구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마음 헤아리기를 흔히 '공감'이라 부르는 개념과 혼동하면 안된다. 마음 헤아리기는 공감에 비해 정서와 인지의 균형을 중시하고, 자신과 타인의 균형이 중요하며, 상대의 감정과 고통 뿐 아니라 욕구, 행복, 꿈에도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결국 마음 헤아리기란 '관계에 대한 마음 챙김' 혹은 '성찰적 공감' 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계 때문에 힘들지만, 그 관계가 좋아지기를 누구 못지않게 바라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내가 점점 작아지는 관계는 좋은 관계가 아니다. 좋은 관계란 '나, 너, 우리'가 모두 커지는 상호확장의 관계이며, 마음 헤아리기를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 인지 학습에서 IQ가 중요하듯 인간관계에서는 '관계지능'이 중요하다. 관계지능의 핵심이 바로 마음 헤아리기다" 책 프롤로그 中. 260쪽, 1만7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