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의 시간이다. 예비 후보 등록이 시작되었고, 한쪽에서는 '불출마와 사퇴'가 이어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한다. '장제원 불출마와 김기현 사퇴' 그리고 '이탄희·홍성국 불출마'가 한쪽이라면 '인재영입위원회'와 '인재위원회'가 다른 한쪽이다.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는 첫 '총선 영입 인재' 5명을 발표했다. '박지성과 이영표 그리고 장미란 영입설'도 있다. 내년 1월 중순까지 매주 새로운 인재를 발표하며 모두 40여 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첫 '총선 영입 인재'는 기후환경 전문 여성 변호사다. '박정훈 임은정 류삼영 영입설'도 있다. 민주당 인재위원회는 국민추천제를 통해 8천632명을 신청 받아 이 중 1천400여 명을 영입 대상으로 검토 중이란다.
총선을 앞둔 외부 수혈은 '대한민국 선거 승리의 필요조건'으로 외연 확장의 효과다. 새로운 사람 영입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거나 상대의 강점을 약화시킨다.
15대 총선은 '역대 최고의 영입'으로 평가된다. 김영삼(YS) 대통령의 신한국당은 민중당 출신 '이재오 김문수 이우재 정태윤'을 영입한다. 운동권 출신과 함께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 그리고 총리 시절 갈등 관계였던 이회창까지 함께한다. 승부사 YS의 진면목이다.
이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출마하며 '민주 vs 반(反)민주' 구도를 희석시킨다. 결과는 신한국당 139석 원내 제1당, 특히 수도권 96석 중 54석을 얻는다. "한 자릿수 의석 확보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를 넘어선 선전이다.
1997년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인재 영입은 '정계 은퇴 번복과 대권 4수'를 넘어 '뉴 DJ'의 모습을 만들어낸다. 인기가 높았던 소설가 김한길과 MBC 앵커 정동영 그리고 정세균과 추미애가 영입된다. 노태우의 대북정책 담당자였던 군 출신 임동원도 함께하며 균형을 맞춘다.
영입은 '세대교체'를 상징한다. 16대 총선에서는 '386 운동권 인사 우상호 이인영 임종석'이 함께한다. 김윤환 이기택 의원의 공천 탈락과 '남경필 오세훈 원희룡 정병국' 그리고 17대 총선의 '나경원 유승민 이혜훈'도 마찬가지다.
'이미지 쇄신의 인재 영입'도 있다. 20대 총선의 '표창원과 이철희' '성공한 CEO 김병관과 유명 어학원을 운영하는 박정' 그리고 '유리천장'을 깬 양향자가 대표적이다. 지난 정부에서 '팽'당한 '조응천과 진영'도 있다. 이들은 '친노 친문 86그룹의 운동권 이미지'를 약화시킨다. 당내 기득권 세력의 분식 이미지다. 물론 결과는 수도권과 PK 약진을 바탕으로 한 민주당의 123석 원내 1당이었다.
총선의 인재 영입이 성공하려면 당의 주인이 직접 나서야 한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은 물론 '박근혜 키즈와 문재인 키즈'가 그렇다. 20대 총선 때 당시 새누리당의 영입은 주목받지 못했는데 김무성 대표는 청와대와 친박계 주도의 공천에 힘을 쓰지 못했다고 한다.
총선 때 외부 인재 수혈은 '이벤트의 관심 끌기 영입'이라는 비판이 있다. 기득권 세력을 위한 '액세서리의 소모품 정치'라는 말이다. 모두가 알지만 누구도 모르는 단어가 된 '청년 정치'가 대표적이다.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과 불만의 대안으로 청년 정치를 소비한 셈이다.
보완적 이해관계나 혁신 이미지를 위한 외부 수혈이 아니라 '가치와 철학의 어젠다 중심 인재 영입'이어야 한다. 시대정신의 실현이 정치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민국 공동체의 미래를 설계하는 정치 개혁 전문가가 필요하다.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이 "첫 번째 우승은 팀 전력이고 두 번째 우승은 철학"이라고 하는 이유다.
그래서 "국회의원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베스트셀러 육아 필독서 저자의 "아이를 가지고 싶어 하는 문화와 아이를 쉽게 키우는 육아 문화 복원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언급은 울림이 남는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는 "인성과 도덕성이 바로 서지 않으면 기량이 좋은 선수는 될 수 있어도 훌륭한 선수는 될 수 없다"고 한다. 축구에 임하는 태도와 자세 그리고 재능을 뒷받침해 줄 성실함과 겸손함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정치에서는 '공익과 공동체 그리고 공공성'이 성실과 겸손의 대상이다. 인재 영입, 이젠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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