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 관창 장제원 Vs. 쫄보 된 김기현…이준석 회동 후 페이스북 사퇴, 국힘은 어디로?
지난 12일 내년 4·10 총선을 120일 앞두고 지역구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됐습니다. 사실상 22대 총선 레이스의 막이 오른 것입니다. 입법권력(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은 대통령 선거와 함께 나라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결정 짓는 분수령입니다.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의 민주당(더불어민주당)이 지금까지 해온 것들과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면 이번 총선의 중요성은 또 다른 차원에 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먼저 '희생 제물'을 자처했습니다. 장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역사의 뒷편에서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 윤석열 정부 성공보다 절박한 것이 어디 있겠나. 백의종군하겠다"고 했습니다. 장 의원은 명실공히 윤석열 정부 탄생의 1등 공신입니다.
공로자에게 상(償)이 아니라 벌(罰)을 줘야한다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와 언론 논조가 기괴하기는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간절함과 절박감이 장 의원의 결단을 이끌어 낸 것으로 분석합니다. 삼국시대 화랑 관창이 떠오릅니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기틀을 놓은 인물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런 것은 장 의원의 경우 전사(戰死)가 아니라 '백의종군'이라는 점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백의종군하며 명량해전에서 왜군을 크게 무찔렀습니다.
크게 아쉬운 것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처신입니다. 김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이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저의 몫"이라면서 취임 9개월 만에 당대표직을 사퇴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감동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버린 화랑 관창이나, 화랑 관창(장제원)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고 전쟁의 승리로 이끌어 간 명장 김유신의 이미지는 전혀 와닿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제 살 궁리만 하다, 끝내 죽을 자리에 들어선 쫄장부의 모습 그 자체라는 생각입니다.
김 대표는 잠행 중에 "이달 27일 탈당하겠다"고 선언한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난 것이 확인됐습니다. 현직 당대표인 본인과 당(黨)의 운명을 좌우할 중대 결정을 앞두고, 당을 향해 총질하며 탈당하겠다는 인물과 만나 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의도였는 지를 김 대표에게 묻고 싶습니다. 반역 모의 말고는 김기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가 모여 할 일이 없습니다. '이준석을 포용하려 했다'고 한다면, 김 대표는 마지막 순간까지 역사적 시기를 감당할만한 리더(지도자)답지 못한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김 대표는 역시나 예상대로 이준석 전 대표에게 뒤통수를 거하게 맞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이 회동 약 3시간 만에 이 전 대표는 유튜브에서 김기현 대표와의 만남을 사실상 공개했습니다. 이 방송이 끝나기도 전에 김 대표는 페이스북 입장문이라는 기괴한 방식으로 '당대표직'을 사퇴했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집권여당의 당대표입니다. 정식 기자회견조차 없이 '무엇에 쫓기듯 사퇴하는 모습'은 애처롭다 못해 한심합니다.
게다가 김 대표는 당대표직 사퇴만 언급했을뿐, 700자 분량의 페이스북 입장문 어디에도 '불출마'나 '험지출마'를 시사하는 메시지는 없었습니다. '당대표 버리고 금배지 챙기자'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김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던 하태경 의원은 "대표직은 사퇴하고 울산 출마는 용인해주는 방향으로 당의 총의를 모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시나리오가 이준석 전 대표의 작품(?)은 아닌지 솔직히 의심스럽습니다.
장제원 의원은 백의종군하고, 김기현 대표는 이제 당대표가 아닙니다. 기괴한 사실은 이들에게 "물러나라"고 소리를 높인 하태경(3선), 서병수(5선), 안철수(3선) 의원 등은 정작 자신들의 거취에 대해선 '묵묵부답'입니다. 특히 부산 해운대에서 3선을 한 하태경 의원은 수도권 험지 출마한다고 해놓고, 같은 당 최재형 현역 의원이 있는 서울종로에 출마하겠다는 궤변(詭辯)을 펼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당헌에 따라 윤재옥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명하게 될 예정입니다.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혁신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어떤 세력을 몰아서 쫓아냄)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개딸을 개딸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세상 오나…이재명 북풍 음모론, 근거 없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개설자 '명튜브'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자가 지난 9일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상대 진영의 프레임 선동을 참지 못해 '개딸'이란 명칭을 공식 파기한다. 앞으로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지지자로 명명해 주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앞으로 '개딸' 명칭을 쓴 언론사에 정정보도 청구를 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했던 홍길동'이 2023년 대한민국에 환생해 '개딸을 깨딸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세상'을 만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원=개딸' '민주당 지지자=개딸'이라는 주장은 다소 어폐(語弊: 남의 오해를 받기 쉬운 말)가 있습니다.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도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언어를 순화해 '개딸'을 표현한다면 '민주당 강성 지지층' 또는 '이재명 강성 지지자'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무래도 '개딸' 만큼 가슴에 확~ 와닿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총선을 앞둔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서는 벌써부터 대승(大勝)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역시 개딸스럽습니다. 민주당 상임고문인 이해찬 전 대표는 6일 세종시당 행사에서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민주당이 1당을 빼앗길 것 같지는 않다. 과반이냐 아니면 지난번 총선처럼 180석을 차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습니다.
정동영 상임고문도 1일 광주방송에 출연해 "수도권 120 몇개 의석을 석권하면 200석 못하리라는 법도 없다"고 했고, 민주당 이탄희 의원도 라디오에서 "우리 당 최대 목표는 국민의힘을 100석 이하로 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상황 인식이 이처럼 낙관적이니, 민주당은 거칠 것이 없습니다. 21대 정기국회 마지막 회의가 열린 8일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온 '노란봉투법' '방송3법'이 재표결 결과 최종 부결 폐기됐습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 입니다. 그런데도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거부된 법안을 모두 다시 준비해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했습니다.
14일 민주당은 국회 정무위에서 '가짜 유공자 양산법' '운동권 셀프 특혜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민주유공자법(만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이 최종 통과될 땐, 1989년 부산 동의대에서 경찰관 7명을 숨지게 한 살인자도 민주 유공자가 됩니다. 누가 민주 유공자인지 명단도 공적도 깜깜이 입니다. 어떤 민주주의 국가에도 이런 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민주당이 나치당 닮아간다' '개딸 파시스트'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민주당은 14일 내년 총선 후보자 검증위원회 2차 적격 판정자 명단 95명을 발표하면서, 1997년 '이종권씨 고문치사 사건' 가담자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정의찬 이재명 대표 특보를 포함시켰습니다. 당시 조선대 총학생회장이던 정의찬 특보는 '이종권씨가 전남대 학생 행세를 한다'면서 '경찰 프락치라고 자백하라'고 만취 상태에서 주먹과 발로 구타하고 물고문·전기고문을 가해 사망케 한 사건의 일당입니다. 이종권씨는 경찰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습니다. 민주당은 비난이 쇄도하자 하룻만에 '부적격' 판정으로 바꿨습니다. "실수"라는 변명이 가증스럽습니다.
운동권 출신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언행도 상식을 벗어납니다. 그동안 "날 조사하라"면서 검찰청사 앞에서 시위까지 했던 송 전 대표는 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13시간 동안 '묵비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날 조사하라"고 했는 지 알 수 없습니다. 송 전 대표는 13일 돈봉투 살포, 불법 정치자금 수수,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영장담당 판사는 그 유명한 서울중앙지법 유창훈이라고 합니다. 또 어떤 궤변이 상식적 국민의 속을 뒤집어 놓을지 벌써부터 걱정스럽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3일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휴전선을 중심으로 국지적 충돌을 유도하려 한다는 걱정이 참으로 많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충격적 '음모론'을 언급하면서도 '책임있게' 특별한 근거나 현안을 제시하지는 못했습니다.
민주당이 과연 내년 총선에서 '200석 이상'을 차지할 수 있을까요. 아마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상식을 포기하고 '개딸화' 한다면 개딸의 꿈은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간첩 풀어주는 법원, 상식적 국민 분노 Vs. 좌경화된 사법부의 의도적 직무회피 가능성
조희대 대법원장이 11일 오후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취임식 참석자 170여 명 중 주요 법원장으로는 윤준 서울고등법원장이 유일했습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취임식 때는 전국 법원장을 비롯해 법원 안팎에서 6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행사 규모가 3분의 1도 안 되는 셈입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두 달 넘게 대법원장 공백 상태가 계속됐기 때문에 취임식을 간소하게 하면서 법원 구성원 각자가 맡은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조 대법원장의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취임사에서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는 기본권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라면서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지는데도 법원이 이를 지키지 못하여 국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헌법과 법률에 따른 균형 있는 판단 기준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너무나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은 "재판 지연의 원인은 어느 한곳에 있다고 할 수 없다. 세심하고 다각적인 분석을 통하여 엉켜 있는 문제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재판 지연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때로는 여러 원인들이 얽혀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법원의 좌경화'가 좌파 정치인 및 간첩 사건 재판의 지연을 의도적으로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문재인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15명 기소, 1심 3년 10개월, 2심 진행 중) ▷조국 전 법무장관 입시비리 및 감찰 무마(1심 3년 2개월, 2심 진행 중)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의 조국 아들 허위 인턴 증명서 발급(1·2·3심 3년 8개월) ▷윤미향 전 민주당 의원 위안부 재단 후원금 횡령(1·2심 3년, 3심 진행 중) 등의 사건이 현재 법원의 그릇된 행태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얽혀 있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으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가 낸 법관 기피 신청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은 사건 접수 20여 일이 지났는데도 판단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지난해 10월 기소된 이후 1년 넘게 재판을 받아오다 갑자기 기피 신청을 냈습니다. 명백한 재판 지연 의도로 분석됩니다. 그의 신청에 대해 1심과 2심은 각각 9일, 8일 만에 신속하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제 최종심인 대법원이 시간을 끌고 있습니다. 사법부가 위에서부터 왜곡됐다는 방증입니다.
간첩 혐의 재판의 경우 사법부가 사실상 공범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됩니다. '창원 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된 피고인 4명이 서울중앙지법의 보석으로 모두 풀려났습니다. 지난해 3월 기소된 이들은 창원에서 재판을 받겠다며 관할 이전을 신청했다가 기각당하자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고, 이것도 불허되자 항고·재항고를 반복해 수개월 동안 재판을 지연시켰습니다. 첫 재판에서는 자신들의 인적사항 진술도 거부한 뒤, 법관 기피 신청을 하고 재판장을 고발해 재판을 또 중단시켰습니다. 이런 식으로 재판을 지연시킨 다음, 1심 구속 기한이 임박해 재판부가 보석으로 풀어주었습니다.
'제주간첩단'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뒤 항고·재항고를 반복해 재판 한 번 안 받고 지난 9월 다 석방됐습니다. 간첩 혐의로 기소된 전 민노총 간부, '충북동지회' 간첩단 사건 모두 비슷한 수법이 동원됐습니다. 이들의 뒤에는 민변(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이 버티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얼핏 간첩 사건 피고인 및 변호인들의 재판 지연 전략에 법원이 농락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행법은 심급별로 6개월 구속 기간 내에 재판을 끝내지 못하면 피고인을 석방하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간첩 사건 재판은 수사 정보 누출 우려 때문에 국민참여재판이 부적절하다는 것이 상식입니다. 이런 상식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법원이 4~5개월씩 걸린다는 것은 '사법부의 의도적 지연'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습니다.
'제주간첩단 사건'의 경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뒤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되기까지 무려 187일이 걸렸습니다. 이런 사실을 상식적인 국민이 제대로 알게 된다면 사법부에 대해 분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사법부까지 국민을 우습고 가볍게 여기고 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께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 국민이 잠시 어리석을 수는 있으나, 영원히 바보는 아닙니다. 사법 신뢰를 되찾을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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