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도로 설움 날린지 7년…경북 동해안·북부권 새롭게 바꿔놨다

수요 논리에 막혀 장기 표루했던 고속도로 뚫어놓으니 효과 나타나
국책사업 성사 과정 재조명하고 공헌자 기억하는 계기로도 삼아야

상주~영덕 고속도로는 주말이면 대게를 맛보려고 영덕으로 향하는 내륙발 차량들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영덕군 제공
상주~영덕 고속도로는 주말이면 대게를 맛보려고 영덕으로 향하는 내륙발 차량들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영덕군 제공

이달 대게철이 시작되면서 동해안 관광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오는 26일 개통 7주년을 맞이하는 서산영덕고속도로가 당초 기대대로 영덕 등 경북 동해안을 변방에서 인기 관광지로 완전히 돌려놨다. 매년 이 고속도로 통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고속도로가 닿게된 대게 주산지 영덕 관광객도 급증한 것이다.

이 고속도로는 지금의 달빛고속철도 사례처럼 계획 수립 이후 수요 타당성 논리에 휩싸여 오랜 기간 표류했지만 국가균형발전을 국정 간판으로 내세운 노무현 정부의 정치적 결단을 통해 사업추진이 전격 결정됐었다. 때문에 지역 사회에서는 서산영덕고속도로의 추진 전후 과정을 제대로 조명, 향후 국비가 투입되는 대형 SOC(Social Overhead Capital·사회간접자본) 사업 추진에 대한 논리로 적극 활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영덕군이 휴대전화 빅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산영덕고속도로 개통 직전이었던 2016년 한해동안 영덕 관광객은 687만여 명이었다. 그랬다가 그해 12월26일 서산영덕고속도로의 미개통 구간이었던 상주~영덕 구간이 뚫리면서 이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자 이듬해인 2017년 관광객이 984만여 명으로 급증했다. 2018년에는 1천39만여 명이 찾아오면서 영덕은 관광객 1천만 명 시대를 열었고 지난해(1천74만여 명)에 이어 올해도 1천만 명 대 관광객 시대를 이어가는 것이 확실시된다.

영덕군은 매년 대게철에 동해안 대표 미항으로 꼽히는 강구항 일대에서 영덕 대게 축제를 열고 있는데 서산영덕고속도로 개통 직후 관광객 급증 효과가 나타났고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 선정하는 한국 관광의 별로 뽑히기도 했다. 강구항은 대게라는 단일 품목으로 300곳에 가까운 대게 상가가 형성, 국내 최대 규모이며 영덕 대게가 전국적인 브랜드로 올라선 것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한국도로공사가 집계한 고속도로 통행량 수치를 봐도 서산영덕고속도로 이용객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6년 1천663만여 대 수준이었던 통행량은 완전 개통 직후인 2017년 2천271만여 대로 올라섰고 매년 통행량이 꾸준이 늘어나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지속됐는데도 불구, 지난해에는 2천721만여 대를 넘었고 올해는 이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한국도로공사는 추산했다.

서산영덕고속도로는 다른 구간이 조기 개통됐지만 경북권인 상주~영덕 구간은 예비 타당성 조사만 마쳤을 뿐 오랜 기간 착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앞세운 노무현 정부가 2003년 집권하자 지역 사회여론 주도층이 결집, 지역 최대 현안으로 이 사업을 제시했다. 당시 노 대통령은 2004년 7월 포항을 찾은 자리에서 해당 사업 추진을 전격 지시, 사업비가 3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국책사업이 개시됐고 동해안권과 경북 북부권이 동시에 고속도로 소외지역에서 탈피했다.

경북도는 서산영덕고속도로 개통 7주년을 맞아 당시 사업 추진 과정 재조명 사업 추진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에 결정적으로 공헌했던 지역 인사들의 공로를 기리는 작업도 이 사업 내용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박동엽 경북도 건설도시국장은 "이 고속도로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참여정부 때 결단으로 무예타사업으로 최종 추진돼 오늘에 이르렀다"며 "영덕 관광객 증가가 수치로 확인됐고 서산영덕고속도로 통행량도 급증하면서 이 고속도로 효과는 객관적으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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