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크라군 최전선 "포탄 다 떨어졌다"…패전 공포 호소

'고갈 임박' 포탄 아껴 쓰며 고군분투…"상대 4∼5발 쏠 때 겨우 한발 쏴"
서방 지원안 통과 여전히 불투명…"이대로는 러시아 못 막는다"

전투 후 휴식 취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 로이터=연합뉴스
전투 후 휴식 취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군사 지원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전쟁 최전선에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무기가 부족한 열악한 조건 속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군인들은 포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며 서방의 추가 지원 없이는 러시아에 이길 수 없다고 말한다.

이들은 결정적인 군사 작전 중에도 포탄을 아껴가며 싸워야 하는 처지다.

우크라이나 동부 마을 바흐무트 근처에서 러시아군의 공격 시도를 막고 있는 93여단의 군인들은 공격 대상이 확인되더라도 포탄 한발만으로 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소대장은 "러시아군이 우리의 방어선을 부수기 위해 매일 최소 두 차례씩 공격을 벌이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우리가 이를 모두 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93여단 군인들은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전쟁 중 현재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시도가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전쟁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들이 보유한 무기고는 바닥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93여단 소속의 한 군인은 BBC에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국제 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때라며 "서방으로부터 군사 지원이 없다면 상황은 매우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이 공화당의 반대에 제동이 걸렸으며, 유럽연합(EU)이 약속한 포탄도 100만개 중 3분의1 밖에 받지 못했다는 우크라이나 주장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서 한 군인은 BBC에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가하는 대포 공격이 지난 몇 달 사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군과 아군이 발포하는 비율이 1:1이거나 아군이 더 많았던 반면, 현재는 러시아군이 4∼5차례 공격을 가할 때 우리는 겨우 한 차례 대포를 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2여단의 한 인사는 BBC에 "포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포탄이 더 있었다면 지금쯤 이미 러시아군이 점령한 바흐무트 옆 마을을 넘어 훨씬 멀리 갈 수 있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가진 포탄이 얼마든 최대한 정확하게 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서방의 지원 축소가 곧 패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유럽과 미국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데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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