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정치인 테마주의 기승은 이제 시장에서 일상이 됐다. 지난달 26일 '한동훈-이정재' 두 명의 현대고 동문의 저녁 식사가 알려진 뒤 대상홀딩스 주가 총액이 2주 만에 2천300억원이나 불어났다. 대상홀딩스 2대 주주인 임세령 부회장이 이정재 씨의 오랜 연인이라는 데서 비롯됐다. 해당 주가는 최근 거품이 빠지는 듯하더니 한 장관의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가능성이 보도되자 다시 상승하는 등 춤을 추는 분위기다.
자본시장연구원의 2017년 정치테마주 분석 자료에 따르면 17대 대선에서 10개에 불과했던 테마주는 18대 21개, 19대 25개로 증가 추세다. 굵직한 정치 이벤트나 이슈가 있을 때마다 등장하는 테마주들은 소재가 사라지면 대부분 급락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2020년 총선의 경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 테마주로 꼽히던 남선알미늄은 선거 직전인 3월 30일 4천900원에서 선거 바로 다음 날 4천475원으로 보름여 만에 8.6%가 빠졌다. 같은 기간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회사 대표가 먼 친척이라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한 한창제지는 무려 39.5%나 폭락했다.
정치인 테마주가 문제인 이유는 '정치인과 가까우면 득을 본다'는 기저 의식이다. 이는 전근대적 발상을 투자 모멘텀으로 삼고 경제활동과 무관하게 시장 질서를 흐리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논란 중인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불완전판매 의혹은 소비자와 은행권 사이에 책임 공방의 여지라도 있다. 반면 '증권방'에서 제공되는 일부 세력들의 불완전한 정보만으로 투자하는 행위는 전적으로 개인 책임이다.
'증권방'의 정보들은 실제 시장 상황과 다를 수도 있다. 2021년 초 크라운제과는 윤영달 회장과 대선 후보로 유력해지던 윤석열 검찰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소문이 퍼지며 이틀 만에 주가가 60% 뛴 적이 있는데, 윤 회장은 해남 윤씨였다. 촌극에 가까운 이 같은 투자 행태는 우리 주식 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한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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