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익명의 기증자'라더니…본인 정자로 환자 임신시킨 美 불임 전문의

미국의 한 불임 전문의가 자신의 정자로 환자를 임신시킨 사실이 44년 만에 드러났다. 당시 딸을 출산한 여성은 의사가 자신을 속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은 소송을 제기한 사라 데포이안과 그의 딸 캐롤라인 베스터.
미국의 한 불임 전문의가 자신의 정자로 환자를 임신시킨 사실이 44년 만에 드러났다. 당시 딸을 출산한 여성은 의사가 자신을 속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은 소송을 제기한 사라 데포이안과 그의 딸 캐롤라인 베스터.

미국의 한 불임 전문의가 자신의 정자로 환자를 임신시킨 사실이 44년 만에 드러났다. 당시 딸을 출산한 여성은 의사가 자신을 속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6일 NBC, CBS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메인주에 거주하는 사라 데포이안(73)은 불임전문의 메를 버거 박사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버거 박사는 하버드 의과대학 전 교수이자 미국 최대 불임클리닉 중 하나인 보스턴 IVF를 설립한 불임 전문의다.

그녀는 1979년 인공수정을 위해 버거 박사를 찾아 불임클리닉을 통해 딸 캐롤라인 베스터를 낳았다. 당시 버거 박사는 "남편과 신체적 특성이 유사한 '익명의 기증자'에게 정자를 기증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익명의 기증자'는 버거 박사 자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딸 캐롤라인은 올해 초 자신의 병력을 알아보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고 현재 아버지가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됐다. 그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버거 박사였다.

그의 어머니 데포이안은 버거 박사가 자신을 속이고 정신적 충격을 줬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데포이안의 법률 대리인인 아담 울프 변호사는 "버거 박사의 극악무도하고 의도적인 위법 행위는 비윤리적이며 용납할 수 없는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버거 박사의 법률대리인인 이안 핀타 변호사는 "메를 버거는 50년 동안 실무를 통해 수천 가구가 아이를 갖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운 출산 의료 분야의 선구자"라며 "원고 측의 주장은 처음 연락한 이후 6개월 동안 반복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불임 의사가 환자를 임신시키기 위해 자기 정자를 사용한 행위를 '의료 강간'이라고 칭하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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