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단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청정 지역입니다. 확진되는 경우는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입니다."
올겨울 고병원성 AI 확산 속도가 지난해보다 빨라 전국 최대 규모인 경북 산란계 밀집단지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현재 확진된 가금농장의 절반이 산란계 농가여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18일 오후 봉화 도촌양계단지 입구에 설치된 거점소독시설과 계란환적장 내 소독 시설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달걀을 운반하는 화물차는 물론 일반 승용차도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다.
도촌양계단지는 산란계 밀집단지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북에서도 최대 사육두수를 자랑하는 곳이다. 단지 내 7개 농가에서 산란계 161만 마리를 기르며 하루 100만개 계란을 생산, 전국 계란 생산량의 2%를 차지한다.
이어 ▷영주 동원양계단지(7개 농가, 60만 마리) ▷영주 소백양계단지(7개 농가, 80만 마리) ▷칠곡 칠곡농장(7개 농가, 10만 마리) 등이 있다. 경북이 AI에 뚫리면 소비 시장에서 달걀값 인상은 필연적이다.
최악의 상황을 막고자 봉화군은 2020년 12억원을 들여 조성한 '계란환적장'을 철저한 방역 하에 운영하고 있다. 외부 차량이 양계농가에 방문하지 않고서 별도 장소에서 달걀을 싣도록 한 시설로, 국내 최초 사례다.
도촌양계단지에서 만난 신종길 봉화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산란계 시장의 위기를 막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방역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올해 확산세가 유독 빠른 탓에 달걀값을 사수하려는 정부 노력도 한층 커지고 있다.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4일 전남 고흥의 한 오리 농장에서 올겨울 첫 가금농장 확진 사례가 나온 이후 지난 16일까지 13일간 전국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는 모두 20건 보고됐다. 지난해 겨울에는 10월 18일 가금농장에서 처음 발생 보고가 나온 뒤로 13일 동안 단 3건 확진됐는데 이보다 훨씬 빠른 셈이다.
올해 산란계 농장 확진 비중은 전체 확진 사례의 55%(11곳)나 된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입 카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 물량은 100만개 내외로 예상된다. 수입 단가를 낮추려 할당관세(특정 물량에 대해 관세를 낮추는 것)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직 달걀 가격은 큰 변동이 없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일 전국 평균 6천980원이던 달걀(특란 30구) 가격은 18일 6천235원으로 소폭 내렸다. 평년(5천784원)보다는 높지만 전년(6천717원)보다는 낮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내 산란계 밀집단지들은 저마다 자체 소독차와 방역시설, 통제초소를 두고 달걀 운반도 전용차를 통해서만 하고 있다. 방역태세를 철저히 유지해 올겨울 무탈하게 지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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